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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발표한 지 1년 가까이 지난 가운데 업계에서 추가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업계는 대기업 유치를 확대하기 위해 유턴기업 인정범위를 '아웃소싱(outsourcing)'까지 확대하고 해외사업장 축소 비율도 현행보다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업계에서 요구하는 규제 완화에 대해 정책 효과를 면밀히 검토해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도 완화 시 실제 국내 복귀를 원하는 기업 수요가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국회 법안 통과 지연으로 온전히 시행되지 못했던 기존 대책도 시행해야 한다는 방침이다.

◇한경연, 유턴기업 인정 범위 아웃소싱 확대 등 대대적 규제 완화 요구

유턴기업은 해외 국가로 생산시설을 이전했다가 국내로 복귀하는 기업을 말한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미국·일본·유럽연합(EU) 등을 중심으로 유턴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세제 혜택을 주고 규제를 완화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정책을 펼치기 시작했다. 그 결과 값싼 인건비를 쫓아 중국·동남아 등에 생산시설을 옮겼던 기업이 본국으로 회귀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2013년 6월 '해외진출 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유턴법)'을 제정했다. 유턴법은 유턴기업에 대해 세제·입지·인력 등 종합 지원방안과 해외사업장을 청산·축소에 관한 조항을 담았다. 정부는 같은 해 12월 유턴법을 시행하면서 외국 인력을 국내기업에 배정할 때 우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지원 대책을 수립했다. 지난해 11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가 대기업을 지원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을 담은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공개했다.

정부가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을 공개한지 1년 가까이 된 시점에서 한경연이 대대적 제도·정책 변화를 요구했다. 한경연은 유턴기업 인정범위를 대폭 확대하고 세제 지원을 현행보다 강화해 유턴 시 파급력이 있는 대기업 유치에 정책 목표를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유턴 인정범위에서 해외 아웃소싱의 국내 전환 인정 △현재 2년인 고용보조금 지원기간을 3년 이상으로 연장 △최소 해외사업장 축소비율을 25%에서 10%로 완화 △수도권 유턴시에도 보조금 지급 △해외노동력 확보 지원 강화 등 정책을 제시했다.

한경연은 특히 유턴기업 인정범위를 '아웃소싱'까지 확대해 기업 유인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 정부는 현재 해외에 위치한 기업이 직접 소유한 생산시설을 감축하고 국내 생산시설을 신·증설해 복귀할 때만 유턴기업으로 본다. 생산시설 등을 기업이 직접 소유한 '인소싱(insourcing)'만 유턴기업 범주에 포함한 셈이다.

한경연에 따르면 미국과 일본은 아웃소싱도 유턴기업 범주에 포함한다. 미국은 애플이 대만 폭스콘에 위탁생산(아웃소싱)하던 물량을 미국 내 생산으로 전환했을 때에도 유턴으로 인정한 것이 그 예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이 유턴기업 인정범위를 확대해 정책 확산 효과를 높이자는 주장이다.

한경연은 현행 25%인 해외사업장 축소비율도 현행보다 더 낮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내로 사업장을 옮길 때 파급력을 갖춘 대기업을 유턴기업으로 돌려 세우기 위해서는 현행 해외사업장 축소비율인 25%를 10%까지 낮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대기업은 생산설비 규모가 크기 때문에 이 같은 정책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본다.

한경연은 고용보조금 지원기간을 2년에서 3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도 했다. 첨단제조업과 고부가가치 지식서비스업에 한해서는 수도권 유턴기업에게도 입지·설비 보조금을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 대책 실효성 있는지 검토 필요…“무작정 규제 완화는 안 돼”

정부에서는 한경연이 제시한 대책에 대해 일부분은 실효성이 있다면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규제를 무조건 완화하기보다는 규제 완화 효과를 감안해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정부는 우선 아웃소싱까지 유턴기업 인정범위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한경연이 제시한 유턴 인정범위 확대는 해외에서 아웃소싱을 주는 기업까지 유턴기업에 포함하기 때문에 범위가 너무 넓다는 지적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경연이 주장한 안에 따르면 해외에서 아웃소싱을 주는 기업도 유턴기업으로 인정해달라는 것인데 물량을 주고받는 기업이 모두 유턴기업으로 속하게 된다”며 “(현재에도) 국내에 있던 기업이 공장을 신·증설하면 비슷한 수준 지원을 한다. 유턴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다른 제도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사업장 축소 비율을 25%에서 10%로 낮추는 것도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지난 8월 해외사업장 축소 비율을 50%에서 25%로 이미 완화한 바 있다. 이를 빠른 시일에 다시 10%로 완화하면 정책 일관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의견이다. 또 해외사업장 축소 비율을 10%로만 낮춰도 규모 있는 대기업이 국내로 복귀할 지 불투명하다고 분석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상당수 유턴기업은 사업장을 철수하고 들어오고 있다”며 “일부 사업장을 축소해서 들어오는 기업도 25%는 부담이 안 되는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외 고용보조금에 있어서는 고용노동부 등 관계부처와 협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용보조금은 통상 1년간 지급 하는데 유턴기업에 한해서 지원기간을 2년으로 확대했다. 이를 3년까지 늘리는 것은 고용부와 추가 협의가 필요하다.

지난해 11월 발표한 유턴기업 종합지원대책이 현재 온전히 시행되지 못한 것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지난해부터 발의된 '해외진출기업의 국내복귀 지원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9건을 병합한 개정안 1건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면 지난해 발표한 대책부터 온전히 시행해야 한다”며 “이후 추가 개정 방향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