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인천 e음’충전금 사용액 및 캐시백 사용률인천 e음 누적결제액 현황

지역화폐 '인천 e음'이 누적결제액 1조원을 넘어서며 역내 신용카드 결제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유례 없는 성공이다. 전국 주요 지자체에서 인천 e음 벤치마킹에 들어갈 정도다. 전국에서 사용하는 제로페이 대비 50배 이상 성장률이다. 양준호 인천대 교수팀이 인천 e음의 성과분석 연구 보고서를 냈다. 본지가 내용을 단독 입수해 인천 e음 성공비결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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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 전월 대비 1054% 급증…파격 캐시백과 범용성

인천 e음의 성공은 범용성과 강력한 캐시백이다. 최대 10%에 달하는 캐시백을 주며 소비자 유입을 최대화했고, 이후 다양한 부가서비스와 인천 전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범용성을 확대하며 국내 지역화폐 전체 거래량의 절반을 잠식했다.

특히 올해 초 인처너카드를 인천 e음으로 전환 직후, 결제 횟수는 약 1300배, 결제 금액은 약 1660배까지 상승했다. 시민 사용량이 늘면서 가맹점도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여행부터 레저용품, 문화취미, 편의점, 슈퍼마켓, 학원, 용역 서비스 등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서비스 영역에 인천 e음이 침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편의점에서 인천 e음으로 거래한 금액은 200억원을 돌파했다. 결제건수만 330만건에 달한다. 슈퍼마켓은 결제 229만건, 결제금액 420억원이 이뤄졌다.

생활 밀착형 소비에서 대형마트 위주의 관행을 지역화폐가 바꾸고 있다.

B2B부문 거래까지 확산일로다. 건축자재 부문에서 약 42억원, 용역서비스 24억, 수리서비스 18억원 등 결제가 꾸준히 늘고 있다.

유통부문을 시작으로 학원, 병원, 의원, 일반음식점, 음료식품 부문에서 결제가 증가하고 있다. 유통업부문은 결제 비중(전원)이 약 24.82%, 결제금액은 12.93% 증가했다. 병원과 의원도 12%대, 일반음식점은 23%대 결제금액 상승이 나타났다.

양준호 교수팀은 학원 부문은 교육이라는 특성상 당장 매출이 증가했을 것으로 판단하긴 어렵지만 장기적으로 인천 e음 효과를 기대할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병원과 의약 분야도 마찬가지다.

◇역외 소비도 변화

인천은 역외 소비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도시다.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만한 결과가 나왔다. 인천 지역구별로 인천 e음 도입 후 약 2%의 유입률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큰 비율은 아니지만 액수 측면에서 보면 약 74억원의 역외 소비자금이 역내로 전환됐다는 분석이다. 인천은 본래 소비와 자금 모두 서울로 유출되는 지역인데, 유출이 도리어 유입으로 변했다는 것에 시사점이 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지역고용에도 훈풍 효과가 기대된다.

연구팀은 인천 e음 지속적인 사업 시행으로 유통업과 병원, 일반음식점, 학원 등의 매출이 동반 상승하면서 인천 고용, 취업률 확대에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했다.

단기적인 효과는 이미 시작됐다. 인천 e음 주 결제 부문인 도소매, 음식숙박업 고용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양준호 교수는 “인천 e음이 주로 결제되고 있는 영역이 다른 서비스 부문에 비해 고용 역량이 우수하다”며 “특히 도소매업에서 인천 e음의 고용유발효과는 수치적으로도 증명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B2B플랫폼으로 고도화해야

양준호 교수는 인천 e음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기업간거래(B2B) 플랫폼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인천 서구가 캐시백 10%를 슬로건으로 내세우면서 지역 시민 만족을 이끌어 냈다”며 “지역화폐가 악화가 아닌 양화(좋은 화폐)로 인식되는걸 보여준 첫 사례”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도 살리고 가계 형편에도 도움을 주는 양화 이미지가 구축된 셈이라는 것이다.

이를 계기로 인천 e음은 터닝포인트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로 B2B 시장 적용이다.

그는 “지역 내에 볼펜공장이 있는데 공장이 제대로 가동 되려면 볼펜에 들어가는 스프링과 심을 공수하는 일”이라며 “이런 B2B 시장에서 이음카드를 중간재 조달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2B에 지역화폐를 쓰게 하고, 해당 기업에게는 지방세를 감면해 주는 등 제도적 지원이 된다면 파급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말이다.

양 교수는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 기금 등 지역 보증기관과 지방 내 금융기관에 상환할 대출금, 보증금 등을 지역화폐로 상환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역화폐를 일부 혼용해 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 해당 기관이 지자체와 협의해 금리를 일부 낮춰주는 혜택을 준다면, 지역화폐가 일반 시민은 물론 기업 결제 플랫폼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