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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한 규제 해소도 소재·부품·장비 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전망이다.

A사는 스마트 LED 조명 시스템을 개발했다. 공동주택의 조명용 전원을 기존 교류(AC) 방식에서 직류(DC) 방식으로 변환하고, 통신 케이블 하나로 LED 조명에 전원과 통신을 동시에 전송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통신 케이블만으로 안전하고 간편하게 제어할 수 있기 때문에 복잡한 배선이 필요 없고 시공도 간편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전기사업법 하위 규정인 '전기설비기술기준의 판단기준' 규제로 판로가 막혔다. 주택의 옥내 전로는 LED 조명 시스템에 사용되는 48V 직류 방식을 허용하지만 옥내 배선용 전선에 대해서는 단면적 2.5㎟ 이상 연동선을 사용하도록 제한한다. A사 제품에 쓰이는 0.2㎟ 수준 얇은 통신 케이블 부품은 옥내 배선용 전선으로 사용할 수 없었다. 기술 발달로 이제는 통신 케이블만 쓰더라도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지만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낡은 규제로 성능 좋은 부품이 제품에 적용되는 길이 막혀버린 셈이다.

답답해하던 A사는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결과 A사는 지난 4월 열린 제 3차 산업융합 규제특례 심의회에서 임시허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심의위는 A사 제품이 기존 방식보다 에너지 효율과 편의성이 우수하고 안전에도 이상이 없는 만큼 나중에 정식 인증을 받는다는 조건을 붙여 임시허가를 내줬다.

규제 샌드박스는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실증특례, 임시허가의 형태로 기존 규제를 면제하거나 유예시켜주는 제도다. 기술발달 속도를 법과 제도가 따라지 못해 산업 혁신이 지체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지난해 제정된 산업융합촉진법에 따라 올해 도입됐다. 지난달까지 33건의 융합 신제품이 애로를 해소했다.

KIAT는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사무국으로 신청 접수, 심의안건 작성, 전문위원회와 심의위원회 개최 등을 맡고 있다. 산업융합 규제특례심의회는 23명으로 구성된다. 산업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12개 부처 차관급 공무원이 당연직으로 참여한다. 기업계, 학계, 연구계, 시민단체 관계자 10명이 위원으로 위촉되어 활동한다. 총 5차 심의위까지 진행된 현재까지 실증특례 16건, 임시허가 5건, 적극행정 12건으로 총 33건의 규제특례가 이뤄졌다. 1호 안건이던 '도심 수소충전소 구축'은 빠른 속도로 추진되어 지난 9월 10일 국회에 정식으로 문을 열 수 있었다.

A사 외에도 수동 휠체어 앞쪽에 장착하여 전동휠체어처럼 활용할 수 있게 해주는 보조기구는 2년 간 실증특례를 받았고 일반 콘센트를 활용해 전기차를 충전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는 임시허가를 받았다.

KIAT 관계자는 “숨어 있는 낡은 규제를 발굴해 행정 걸림돌만 치워도 혁신 제품 출시가 가능하다”며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많은 도움을 받길 바란다”고 말했다.

<규제 샌드박스 규제특례 처리 내용>

[이슈분석]KIAT,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 100% 활용…소부장 생태계 활력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