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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커머스는 지난해 12월 카카오에서 물적 분할해 출범한 회사다. 카카오톡 선물하기를 포함한 커머스 부문을 맡고 있다. 기업문화 뿌리는 카카오에 두고 있다. 하지만 분리 1년이 지나면서 카카오커머스만의 문화도 정립됐다.

대표적인 부분이 직원 인사평가제도 폐지다. 일반적으로 활용되는 지표인 핵심평가기준(KPI), 핵심 결과지표(OKR)도 쓰지 않는다. 올초부터 검토를 시작해 여름부터 본격 도입했다. 강민우 카카오커머스 인사팀장은 “아직 한 텀이 돌지 않은 시점이라 조심스러운 측면이 있다”면서도 “영입이라는 절차를 거쳐 모인 만큼 어느 정도 검증된 사람들이라는 측면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평가 받기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데, 인사평가에 얽매여 본인 업무 가치를 타인에 훼손당하는 측면이 있다고 봤다. 본인이 열심히 했는지는 본인이 가장 잘 안다”며 ”정교한 정량 평가를 하지 않아도 매주 서비스 미팅에서 업무 결과가 다 공유되는 측면도 있다”고 덧붙였다.

가시적 성과만 평가하지 말고, 개인 노력 유무를 복합적으로 고려하자는 게 제도 개편 취지다. 강 팀장은 “서비스별로 트래픽이 순증하는 서비스, 매출 기여와 별도로 꼭 존재해야하는 서비스 등이 있다. 이를 동일 지표를 만들어 서로 평가하는 것은 저희 규모에서는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

카카오커머스 임직원은 230여명으로 출발했다. 내년 1월부터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대상이다. 대응을 위해 새로운 근태관리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러나 통상 근태관리 시스템 핵심으로 평가받는 출퇴근 자동 관리 기능을 쓰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은 직원 개개인이 스스로 기입한다. 초과수당 급여도 이 기록물에 근거해 주어진다.

카카오는 출퇴근 시간을 본인이 자유롭게 설정하는 유연근무제(완전 선택적 근무시간제)를 활용한다. 근무시간 기록은 자체 시스템 '마이타임'을 쓴다. 카카오커머스는 유연근무제를 그대로 가져왔지만 분사 이후 마이타임 사용은 어려워졌다. 엑셀시트를 포함해 다각도 고민 끝에 시중에 많이 사용되는 '시프티' 솔루션을 회사 사정에 맞게 조정했다.

카카오커머스 고민은 기존 근태관리 솔루션이 지나치게 경직돼 있다는 점이었다. 기록과 자발적 스케줄링, 협업을 위한 일정 공유는 추가하고, 불필요한 승인 기능은 제거한 솔루션이 필요했다. 특히 대부분 솔루션은 자리를 잠시 비우거나 외근, 야근이 필요할 때도 관리자 승인을 득하도록 설계돼 있다. 시프티 측과 논의해 기존 직원 출퇴근 체크 기능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신뢰나 선의만 갖고 유지되기 어려운 제도다. 황당한 제도라는 반응을 보이는 회사도 있다. 강 팀장 역시 제도 유지를 위해 몇 가지 전제 조건이 필요하다고 보충했다. 회사 규모가 일정 규모 이하고, 사무 공간 특성도 제도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짚었다.

그는 “500명 이상 회사 규모가 커졌을 때도 이런 시스템 유지가 가능한 지는 고민해 볼 문제다. 규모가 커지면 정규분포상 양 극단이 생기고 어뷰징도 등장하기 시작한다”면서 “물리적 환경상 한 층에 근무하고 전체 공간도 오픈돼 있다. 나쁘게 얘기하면 숨을 공간 자체가 없다”고 했다. 전 직원이 근무시간과 일정을 공유한다는 점도 활용한다. 비정상적인 업무 시간이 기록되면 서로 발견하기 쉽다.

강 팀장은 “카카오페이를 포함해 같은 인사제도와 철학(공유, 자율성, 신뢰)을 공유하는 카카오 공동체에서 저희 시스템에 대해 문의가 많았다”며 “그들도 고민을 받쳐 줄 수 있는 시스템이 시중에 없어 고민이 많은 상황, 솔루션 업체와 협업하면서 유연하고 특성에 맞는 시스템 개발이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