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을 활용해 밭농사 물을 자동 관리하는 기술이 개발돼 현장에 처음 적용됐다. 기술을 사용하면 과일 품질을 높이고 농업용수와 물 관리에 필요한 노동력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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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기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

농촌진흥청은 AI로 물 관리 상황을 진단·처방하는 '인공지능을 이용한 작물 수분스트레스 기반 스마트 관개시스템'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노지 작물 재배는 폭염과 가뭄 등 기후 변화에 취약하고, 시설재배와 달리 환경 제어가 어렵다. 정확한 생육 정보와 환경 진단, 작물 재배에 필요한 관개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기존의 자동관개시스템은 토양 안에 설치한 센서에서 실시간 수분 정보를 전송하는 방식으로 사용자 설정 값 이하인 때만 자동으로 물을 공급하는 수준이었다.

농진청이 개발한 스마트 관개시스템은 날씨 변화에 따른 작물의 생체 반응 정보(작물이 자라면서 나타나는 상태 정보로, 잎의 온도 등을 포함)를 영상 기술로 진단해 물 공급 시기를 판단한다. 작물이 스트레스 환경에서 표현하는 작물 생체 반응을 직접 측정·분석, 작물 수분스트레스를 진단한다. 토양 수분 정보만 이용할 때보다 정확·신속한 관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다.

실시간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현재 또는 미래에 작물이 필요한 물의 양도 알 수 있다. 딥러닝 기술을 활용해 토양과 기상 변화를 고려한 최적의 작물 관개량을 예측한다. 추가 센서 없이도 어느 곳에 물이 부족한지 알 수 있다.

농진청 관계자는 “센싱데이터·이미지·기상정보·공간데이터 등 현장에서 실시간 수집하는 데이터를 AI로 분석해서 언제, 어디에, 얼마만큼 물이 필요한지를 파악해 최적화된 농업 물 관리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농진청은 기술을 복숭아와 사과 재배에 적용한 결과 과일 무게는 14~26%, 당도는 8%, 안토시아닌 함량은 64% 각각 늘었다고 밝혔다. 작물이 받는 수분스트레스를 미리 진단해 필요한 때 필요한 양만큼만 물을 주기 때문에 농업용수를 25~31% 절약했다. 물 관리에 드는 노동력도 약 95% 줄였다.

농진청에 따르면 국내 사과 재배 면적(3만3234㏊) 가운데 20%(6647㏊)에 시스템을 적용하면 농가 수익 증대와 관개비용 절감을 통해 연간 485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농업용수 소비량은 연간 1146만6000톤(농업용 저수지 약 14개에 해당)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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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물 수분스트레스 기반 스마트 관개시스템. [자료:농촌진흥청]>

농진청은 연구 결과를 국내외 학회지에 게재했으며, 출원한 특허기술은 산업체에 이전할 예정이다. 관련 연구를 계속해서 노지 스마트 관개 기술을 고도화·지능화·실용화하고, 국내 관개 시장 활성화와 기술 수출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승기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 농업공학부장은 “새로운 기술 적용으로 작물 생산성과 품질, 농가 소득을 높일 수 있다”면서 “AI 기반의 노지 스마트 관개 기술로 지속 가능한 작물 생산 기반 구축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