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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3년 10월 7일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인 독일 하노버 MESSE에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인더스트리 4.0을 발표하며 4차 산업혁명의 서막을 열었고, 2016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WEF, 일명 다보스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주제로 다룬 이후 지구촌 화두가 됐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제조업 혁신에 골몰하고 있던 국가들이 4차 산업혁명을 제조업 강화를 위한 모멘텀으로 삼게 됐다.

독일은 세계 금융 위기 이전인 2006년부터 총리가 주도하고 민간이 참여하는 정보기술(IT) 서밋을 통해 제조업 혁신을 위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었으며, 2010년 정부에 인더스트리 4.0을 제안함으로써 공식 발의됐다. 민간이 주도하는 인더스트리 4.0은 2011년 하이테크 전략 2020의 일부 내용으로 추진 계획이 세워졌으며, 2013년부터 연구 주제 형태로 실행됐다. 2015년 그동안의 문제점을 보완한 정부 주도의 플랫폼 인더스트리 4.0과 실현 전략, 2017년에는 인더스트리 4.0 10대 강령을 수립해 추진해 오고 있다.

미국의 4차 산업혁명 프로그램은 민간이 주도하는 산업인터넷 컨소시엄(IIC)이다. 2014년 3월 AT&T, 시스코, 제너럴일렉트릭(GE), IBM, 인텔 등이 설립했다. 다국적기업을 포함한 국내외의 다양한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IIC는 상호 연결된 기계와 소자 및 지능형 분석이 중심인 산업인터넷 기술을 개발해 채택하고 확산시키는 것을 가속함으로써 참조 아키텍처 및 안전 프레임워크와 개방형 표준, 실제 적용을 통해 통찰력과 사고의 리더십, 상호 운용성, 안전이 어우러진 하나의 생태계를 만들어 내는 것이 목표다. 2015년 6월 센서로부터 데이터 분석과 상업 활용 등 범위에 걸쳐 기능 영역과 기술·표준을 정하는 산업인터넷 참조 아키텍처(IIRA)를 조직해 권고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는 2011년 첨단제조 파트너십 2.0 사업과 2013년 국가 제조업 혁신 네트워크 구축에 착수하고 4차 산업혁명에 필요한 첨단 제조 기술을 개발, 사업화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일본은 2015년에 수립한 일본재흥전략을 수정한 '새로운 산업구조의 비전'에 데이터 활용을 촉진하는 환경 구축 등 7개 전략을 담고 있다. 인더스트리 4.0에 직접 대응하는 전략은 초스마트 사회를 뜻하는 이른바 소사이어티 5.0 전략이며, 혁신 및 기술 개발을 가속하는 것이다. 소사이어티 5.0으로 추진하는 내용은 미래 창생형 접근을 골자로 하는 제5기 과학기술기본계획(2016~2020)에 담겨 있으며, 나노기술과 재료기술을 주요 기반 기술로 명시하고 10년 정도의 중장기로 기초연구부터 사업화까지 높은 수준의 목표를 달성하는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인더스트리 4.0과 IIC에 자극 받아 다양한 프로그램이 추진되고 있다. 영국은 2011년 캐터펄트센터 프로그램, 이탈리아와 벨기에는 각각 2012년과 2014년 지능형 공장 클러스터, 네덜란드는 2014년 스마트 산업 계획, 프랑스는 2015년 미래 산업, 스페인은 2016년 연결 산업 4.0 등 국가 프로그램에 착수했다. 신흥경제 4국(BRICS, 브릭스)도 브라질이 2018년 4차 산업혁명에 관한 새로운 국가 전략, 러시아가 2014년 국가 기술 계획, 인도가 2017년 인도 제조, 중국이 2015년 중국 제조 2025,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017년 국가 전략 등의 이름으로 각각 착수했다. 우리나라는 2015년 제조업 혁신 3.0에 착수했다. 캐나다처럼 별도의 전략 없이 전담 기구를 설치해 추진하는 나라도 있다.

다음 주에는 4차 산업혁명의 양대 축인 독일의 인더스트리 4.0과 미국의 산업인터넷 컨소시엄의 추진 현황을 살펴보겠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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