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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전역에서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사이에서 폐질환 환자가 발생해 국내 흡연자들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정부는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전자담배에 대한 세금 인상, 디바이스 홍보 및 마케팅 금지, 담배 광고 외부 노출 금지, 전자담배 가향 금지 등 다양한 규제로 전자담배 업계를 전방위적으로 압박하고 있다. 하지만 전자담배 업계는 “팩트가 아닌 정보가 사실로 알려지며 전자담배 산업에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전자담배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큰 이슈는 미국에서 발병한 중증 폐질환 환자와 사망자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3일(현지시간) 10월 1일 기준 미국 48개 주에서 전자담배 관련 폐질환 발병 건수가 모두 1000건을 넘었다고 밝혔다. 사망자는 18명에 달한다. 환자 3분의 1 이상은 21세 미만이며 사망자는 회복력이 떨어지는 50세 이상에서 주로 나왔다. 가장 어린 환자는 20대, 최고령자는 70대로 나타났다. 이 질환 증상은 폐렴과 유사하며, 기침과 호흡곤란, 피로감, 가슴 통증을 동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식품의약청(FDA)은 18개 주에서 판매된 440개 전자담배 제품을 조사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했다. 다만 FDA는 앞서 확인된 환자 578명 가운데 78%가 '카라비놀수소'(테트라하이드로카라비놀·THC) 성분 액상 카트리지를 사용한 제품을 흡입했으며 37%는 THC 제품만 사용했다는 답변에 따라 해당 성분을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마약으로 분류되는 THC 성분을 미국 일부 사용자들이 액상형 전자담배에 혼합 사용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는 것이다.

THC는 대마초 성분 중 향정신성 효과가 가장 큰 물질로 뇌 일부분을 지나치게 활성화시켜 환각작용을 나타낸다. THC를 많이 함유한 대마초일수록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이 크다.

최근 재벌가 사이에서 밀반입 사례가 늘고 있는 '액상 대마 카트리지'가 THC를 농축시켜 전자담배 형태로 이용할 수 있도록 가공한 제품이다. 일반적인 대마초보다 피우기가 간편하고 대마 특유의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함께 THC 농도를 조절하기 위해 함께 사용되고 있는 '비타민E 아세테이트'가 혼합된 액상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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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C는 폐질환 발병 관련 주간보고서를 통해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 규명하기에는 어렵지만 THC가 포함돼 있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중증 폐질환 발병으로 인해 사용하고 있는 전자담배에서 일반 궐련 담배로 돌아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권고하기까지 했다.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자 사이에서 중증 폐질환이 발생하고 있지만 대다수 환자는 THC를 함유한 전자담배 제품을 흡연한 이력이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와함께 THC가 함유된 액상 카트리지에는 유독성 기체인 '시안화수소(hydrogen cyanide)'가 검출됐다는 분석 결과도 공개됐다. 미국 NBC뉴스는 미 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마리화나 제품 테스트 시설에서 마리화나 복합물질인 THC를 함유한 18가지 카트리지를 분석한 결과 시안화수소가 검출됐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마리화나 카트리지에 중금속이나 살충제, 용제 성분이 직접 검출된 건 아니지만 살충·살균제 또는 마이클로뷰타닐 양성 반응이 나왔다고 설명했다. 살충·살균제 등의 양성 반응은 이 물질이 연소했을 때 시안화수소를 발생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논란이 계속되자 국내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담배업체들은 잇단 해명을 내놨다. 한국필립모리스, 쥴랩스코리아, JTI코리아 등은 입장문을 통해 “자사 제품은 액상형 전자담배 사용 자제 권고와 관련이 없다”며 “당사 제품에는 THC, 대마초에서 추출된 어떠한 화학성분이나 비타민E 화합물이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하며 선긋기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0일 미국에서 발생한 일부 액상형 전자담배 문제와 관련해 액상형 전자담배와 중증호흡기질환 사이 인과관계가 밝혀질 때까지 사용 자제를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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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이같은 조치에 전자담배 매장을 운영하고 있는 영세 상인들은 억울함을 호소 하고 있다.

김도환 한국전자담배협회 회장은 “미국에서 발생한 마약사건을 국내 정상 전자담배 시장에 적용시킨 정부의 무책임한 발표”라며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 정상 액상형 전자담배 제품에 대해서 해당 사례는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국내의 경우 THC는 마약류로 지정돼 수입 유통자체가 불가능한 물질로 영국, 캐나다, 미국 등 국가에서는 THC가 주 요인이라 주목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THC는 현재 국내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지 돼 있으며 해당 물질이 포함된 제품의 경우 수입 자체가 불가능하다. 또한 '화학물질 사전신고제도' 따라 유해물질의 경우 신고를 해야되는 체계를 갖추고 있어 수입되는 팟과 기타 액상에서 THC는 물론 THC가 함유된 제품은 통관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이번 논란으로 인해 액상형 전자담배 유해성 논란이 불거지자 전자담배협회 회원들은 스스로 폐 사진을 찍어 인증하는 '미(ME) 클린 운동'을 벌이고 있다. 전자담배 국내 도입 초기부터 십수년간 '베이핑'을 해왔지만 폐 건강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알리기 위한 노력이다.

김 회장은 “액상형 전자담배로 인해 중증 폐질환에 걸렸다는 확인되지 않은 사실로 인해 한 달여 사이 매출이 반토막 나는 등 전자담배 산업이 많은 피해를 입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주현기자 jhjh13@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