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올해 들어 역대 최고 수입차 시장 점유율인 30%를 돌파했다. 수입차 시장에서 단일 브랜드가 점유율 30%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BMW와 아우디 등 경쟁 브랜드 판매가 주춤한 사이 벤츠 성장세는 더 가팔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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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서 고객들이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전자신문 DB)

22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벤츠는 올해 1~8월 4만7201대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32.1%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판매 대수는 3.3% 감소했지만, 점유율은 5%포인트 가량 늘었다.

벤츠는 2016년 처음으로 BMW를 넘어 시장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4년 연속 역대 최고 점유율을 경신하고 있다. 기존 벤츠의 역대 최고 점유율은 2017년 29.5%였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7만대를 팔아 역대 최대 실적을 올린 지난해 점유율은 27.1%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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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주력 세단 E클래스.

벤츠 라인업 가운데 최고 인기 차종은 대표 세단 'E클래스'다. 2016년 6월 국내 출시 이후 3년 만에 수입차 최초 누적 판매 10만대 돌파라는 기록을 세웠다. E클래스는 지난해 10월부터 줄곧 수입 베스트셀링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만 2만6000여대가 팔렸다.

2위 BMW와의 점유율 격차도 더 커지게 됐다. 올해 1~8월 BMW는 2만6012를 판매해 수입차 시장 점유율 17.7%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5%p가량 하락했다. 지난해 화재 악재를 겪은 BMW 판매 회복세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BMW가 올해 야심 차게 내놓은 주력 세단 '3시리즈' '7시리즈' 등 신차 판매량은 시장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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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E.

벤츠는 대어급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어 올해 연말까지 다시 최고 점유율을 경신할 전망이다. 벤츠는 최근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E'를 출시한 데 이어 대형 SUV 'G클래스', 소형차 'A클래스'를 선보이며 신차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당분간 벤츠의 수입차 과점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벤츠의 인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수입차 시장을 둘러싼 여러 악재로 경쟁 브랜드들의 판매가 잔뜩 위축됐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우디와 폭스바겐 등 기존 수입차 시장 경쟁하던 독일 브랜드들은 물량 부족, 렉서스와 인피니티 등 일본 브랜드들은 불매운동 영향으로 영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큰 이변이 없는 한 벤츠의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