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막을 올린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 '2019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는 디젤·가솔린 내연기관 자동차의 전동화가 시작됐음을 증명했다.

'드라이빙 투모로우(Driving Tomorrow)'라는 주제에 걸맞게 현대차를 비롯해 독일 3대(폭스바겐·벤츠·BMW) 브랜드의 전동화 기반 미래형 콘셉트카가 가장 많은 주목을 받았다.

올해 모터쇼에는 푸조·볼보·GM·토요타·닛산·FCA 등이 불참했고, 기아차와 르노 등은 별도 부스를 꾸리지 않고 전시장 곳곳에 신차를 전시하는 게릴라식 마케팅에 그쳤다. 자동차가 스스로 움직이는 전자제품으로 진화하면서 전통적인 모터쇼 위상이 떨어지고 있다.

Photo Image
현대차 전기차 콘셉트카 45.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하게 모터쇼에 참가한 현대차는 1970년대 '포니'를 재해석한 전기차 콘셉트카 '45'를 공개했다. 포니 쿠페 45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인 45는 항공기에서 영감을 받아 다이아몬드 형태로 구현했다. 차량 내부는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생활공간처럼 구성했다. 사이드미러는 거울 대신 카메라와 모니터 시스템이 연결된 'CMS(Camera Monitoring System)'를 장착, 차체 안쪽에 숨겨져 있다가 운전자가 다가가면 자동으로 바깥쪽으로 펼쳐지도록 설계했다. 바닥면에 배터리팩을 장착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르게 실내 바닥이 튀어나오지 않도록 평평하게 구현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8년 만에 전시회를 관람하고, 45에 대해 “마음에 든다. 양산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Photo Image
아우디 AI:트레일 콰트로

아우디는 험로주행을 위한 전기차 콘셉트카인 '아우디 AI:트레일 콰트로'를 공개했다. 2017년부터 선보였던 전기차 콘셉트카 시리즈의 네 번째 모델이다. 일반 전기차를 비롯해 전기 스포츠카, 도시형 전기 자율주행차에 이어 험로 주행용 전기차 콘셉트카를 통해 아우디의 전기차 미래상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4인승 차량인 '아우디 AI:트레일 콰트로'는 자율주행 기능이 탑재된, 사륜구동 시스템이 적용돼 오프로드 주행이 가능하다. 바닥까지 유리로 둘러싸인 좌석은 이전에 볼 수 없던 전방위 시야를 제공한다.

거친 바위길에서도 하부에 통합된 배터리 장치가 바닥에 닿지 않고, 민첩하게 달릴 수 있는 구조로 설계했다. 실내는 전체가 다각형 모양으로 둘러싸인 널찍한 유리 공간이 특징으로 차체가 하이테크 강철, 알루미늄, 카본 파이버가 혼합된 소재로 만들어져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총 무게가 1750㎏ 밖에 되지 않는다.

마크 리히트 아우디AG 디자인 총괄은 “아우디는 '아우디 AI:트레일'을 통해 포장된 도로에서 벗어나 배출가스 없는 전기구동으로 혁신적인 주행 경험을 선사하는 오프로드 컨셉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Photo Image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콘셉트카인 비전 EQS.

메르세데스-벤츠는 세단형 전기차 콘셉트카인 '비전 EQS'를 공개했다. 최고출력 469마력 최대토크 77.5㎏·m로 정지 상태부터 시속 100㎞까지 4.5초로 달린다. 또 지능형 구동 전략을 통해 주행거리가 최대 700㎞(WLTP 기준)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벤츠는 완전 가변형 배터리 기반 전기 주행 플랫폼을 도입할 계획이다. 첨단 모듈형 시스템에 근간을 둔 이 플랫폼은 휠베이스와 트랙은 물론, 배터리를 비롯한 다양한 시스템 구성 요소를 가변적으로 각기 다른 차량 콘셉트에 맞춰 적용할 수 있다. 각 헤드램프마다 두 개씩 적용된 홀로그래픽 렌즈 모듈은 끊김 없이 360도로 이어지는 차량 외부 라이트벨트에 통합했다. EQ 브랜드 로고에도 229개의 개별 조명으로 이뤄진 후면부 일체형 라이트벨트를 적용했다.

비전 EQS 내부는 최고급 요트에서 영감을 얻었다. 깔끔하고 유려하게 흐르는 디자인과 모던 럭셔리 비전을 미래 지향적으로 해석했다. 또 인테리어는 전체 계기판이 전면 트림부와 완전 일체화된 형태로 구성했다.

Photo Image
BMW 전기차 콘셉트카 콘셉트4.

BMW는 차세대 '4시리즈 쿠페'모델인 전기차 '콘셉트4'를 처음 공개했다. 컨셉4의 디자인 특징은 과거 BMW 명차 디자인을 전면에 반영한 대담한 프론트 마스크다. 기존 4시리즈 쿠페의 키드니 그릴은 3시리즈 세단과 큰 차이가 없다. 하지만 차세대 모델은 신형 3시리즈 세단과 디자인면에서 완전히 달라져 4시리즈 쿠페 특유의 개성을 추구했다. 또 BMW 브랜드 상징인 키드니 그릴을 세로형으로 획기적으로 대형화했다.

수직그릴은 BMW 프론트 마스크에 과거의 영광을 내포하고 있다. 그릴 디자인에 BMW '328'과 '3.0CSi' 등 전설적인 클래식 모델 콘셉트를 반영했으며, BMW 쿠페의 오랜 역사와 성공에 초점을 맞췄다.

도마코지 듀크 BMW 디자인 총괄은 “콘셉트4에는 이상적인 기능에 대한 자신감과 고급스러움이 포함됐다”면서 “수직 방향 그릴은 자동차의 비율과 미학에 매끄럽게 대응하면서 BMW 쿠페 역사에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Photo Image
BMW 전기차 콘셉트카 콘셉트4.

BMW는 이와 함께 수소연료전지 콘셉트카 'BMW i 하이드로젠 넥스트(Hydrogen NEXT)'를 공개했다. BMW는 i 하이드로젠 넥스트를 시작으로 오는 2022년 차세대 수소연료전지 구동시스템을 탑재한 BMW X5 기반 차량을 선보일 예정이다.


프랑크푸르트(독일)=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