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서버 제조사가 10여년 만에 첫 AMD 프로세서를 넣은 서버 제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수급 문제 등으로 AMD 제품이 대체품으로 주목 받기 시작해 최근 조달 시장에 AMD 서버 제품군이 등장했다.

올해 AMD 서버용 2세대 프로세서 출시로 시장에서 인텔 독점 구도가 깨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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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는 최근 조달 시장에 AMD 에픽 프로세서를 탑재한 서버 제품을 선보였다. 이 회사는 지난 10년 동안 인텔 프로세서 탑재 제품만 취급했다. 지난해 말 인텔 CPU 수급, 가격 불안정 등으로 AMD 고객 수요가 증가하자 제품 다양화를 꾀했다.

유니와이드테크놀러지 관계자는 “현재 조달 시장에 AMD 에픽 프로세서 탑재 제품 1종을 등록했으며, AMD 2세대 프로세서 출시와 함께 후속 제품 출시도 고민하고 있다”면서 “10여년 전 AMD 전용 보드, 섀시 등을 제작·판매한 경험을 기반으로 제품을 선보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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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와이드테크놀로지가 조달시장에 자사 AMD 서버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쓰리에스코어는 AMD 에픽 2세대 프로세스를 이용해 고성능 서버 제품 출시를 준비한다. CPU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함께 혼합한 새로운 서버 제품군을 계획하고 있다. 이외에 슈퍼솔루션, 이슬림코리아 등 15개 중·소 국산 서버 판매 기업이 AMD 서버 제품 출시를 앞뒀다.

AMD도 국산 제조사 관심에 호응을 보내고 있다. AMD는 다양한 파트너 정책을 운용하는 등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이고 있다. 이달 25일 열리는 'AMD 에픽 채널 파트너 데이' 등 국산 서버 제조사를 위한 별도 행사도 마련했다.

AMD코리아 관계자는 “2년 전 에픽 1세대 제품 출시와 달리 인지도가 높아져서 서버 제조사가 먼저 제품을 문의하는 상황”이라면서 “에픽 2세대 CPU 수급 문제는 없으며, 빠르면 이번 달에 새로운 2세대 CPU를 탑재한 서버가 나올 것”이라고 소개했다.

AMD는 올해 에픽 2세대 프로세스(ROME)를 도입, 시장 판도를 바꿔 보겠다는 포부도 있다.

AMD는 7나노 공정을 도입한 서버용 CPU를 공개했다. 7나노 공정은 극자외선(EUV) 광원을 사용한 초미세 공정이다. 기존 광원(불화아르곤·ArF)을 활용한 반도체 제조 과정보다 파장이 짧아 회로를 더욱 미세하고 정교하게 만든다.

AMD 2세대 CPU도 회로 간격을 좁히면서 칩 크기와 소비 전력을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반면에 성능은 끌어올렸다. 64코어, 128 쓰레드를 구현했다. 성능도 최대 3.4㎓ 처리 속도로 1세대 제품보다 2배 이상 높였다.

리사 수 AMD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 2세대 제품 발표 현장에서 “자사 플래그십 제품 '에픽 7742' 프로세서가 인텔 동급 제품인 '제온 플래티넘 8280L'보다 97% 성능이 뛰어나다”고 강조했다.

시장 움직임도 고무적이다. 시장조사 업체 머큐리 리서치에 따르면 세계 서버 시장에서의 AMD 점유율은 2018년 1분기 1.0% 점유율에서 올해 2분기 3.40%를 기록하는 등 지속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 서버 업계 관계자는 “에픽 2세대 제품을 탑재한 서버를 만들고 현장에서 테스트하는 과정이 남아 있긴 하지만 공개된 성능 자체로는 인텔 제품을 압도한다”면서 “국내에서는 이제 막 AMD 서버 제품군이 공개됐으며, 점유율도 미미한 수준이지만 인텔 입장에서는 상당히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