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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스트레스 상황에 자동으로 작동하는 반응이 동물 환경 적응 능력을 떨어뜨리고 수명도 대폭 단축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는 생리적 메커니즘을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대 마크 알케마 신경생물학 교수팀은 이런 내용 보고서를 최근 과학 저널 '네이처(Nature)'에 발표했다.

온라인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알케마 교수팀은, 반복적인 '투쟁-도피' 반응이 동물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예쁜꼬마선충'에 실험했다.

예쁜꼬마선충은 흙 속에서 박테리아를 잡아먹는 선형동물이다. 배양과 냉동 보관이 쉽고 발생 단계도 비교적 단순해 세포 분화 실험 등에 단골로 쓰인다.

알케마 랩(실험실) 제레미 플러먼 박사 과정 연구원은 “투쟁-도피 반응을 반복해서 활성화하면 선충 수명이 대폭 짧아지는데 인간도 대체로 비슷하다”면서 “이런 반응을 반복하면 다른 환경적 도전에 대처하는 능력이 저하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선충이 '투쟁-도피' 반응을 하면, 티라민을 분비하는 한 쌍 신경세포에 자극이 가해지는 게 관찰됐다. 티라민은 아드레날린과 비슷한, 무척추동물 스트레스 호르몬이다.

열(heat)이나 산화 스트레스와 같이, 장기적으로 나타나는 환경적 도전에 직면하면 선충 티라민 분비량이 오히려 줄었다.

선충은 급박한 스트레스 요인과 장기적 스트레스 요인을 구분해 다른 식으로 반응하며, 티라민이 그 조절 스위치 역할을 하는 거 같다고 과학자는 설명했다.


알케마 교수는 “급박한 스트레스 반응과 장기 스트레스 반응 간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선충도) 스트레스 신경호르몬을 역동적으로 제어한다는 걸 알 수 있다”면서 “스트레스 반응 메커니즘은 선충부터 인간까지 (유전적으로) 잘 보존돼 있다”고 강조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