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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라인]국내 OTT 지속하려면

발행일2019.09.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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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마니아와 대화는 겉돌기 일쑤다. 듣도보도 못한 프로그램을 이야기한다. 스토리를 설명하며 재미있다고 보라고 권유한다.

다른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가 많지만 넷플릭스와는 비교가 안된다고 한다. 볼 게 압도적으로 많다는 것이다.

대화 지속을 위해 호응은 하지만 한 번도 넷플릭스를 본 적이 없는 만큼 영혼은 없다.

지인 가운데 한두 명에 불과하던 넷플릭스 마니아가 늘면서 영혼 없는 호응 횟수도 늘고 있다. 영혼 없는 맞장구가 능수능란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넷플릭스 마니아가 늘고 있음을 체감하다 보니 넷플릭스 이용자가 늘고 있다는 각종 데이터도 이전과는 느낌이 다르다.

그러던 차에 국내 OTT 중단 소식을 들었다. 현대HCN은 8년 만에 OTT를 종료한다. KT스카이라이프도 2년 만에 OTT 종료를 결정했다.

넷플릭스가 국내에 상륙할 당시 유료방송의 저가 요금을 극복하기 어렵고,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일 거라는 전망이 틀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내 OTT가 없는 것도 아니고 미국드라마(미드) 등 외산 콘텐츠에 대한 수요가 있을지 의구심도 들었다.

짧은 소견이지만 중국 춘추전국시대처럼 OTT 군웅할거 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근거없는 예상도 했다. 결론적으로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넷플릭스가 방대한 가입자, 풍부한 오리지널 콘텐츠, 지속적 매출 증가, 콘텐츠 재투자 등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반면 국내 OTT는 가입자도 적고 콘텐츠도 제한적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수익도 크지 않고 콘텐츠 투자도 적은 상황이다.

넷플릭스가 OTT 대세가 됐다는 걸 뒤늦게 실감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미디어 시청 행태는 물론 콘텐츠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진나라가 춘추전국시대를 평정한 것처럼 넷플릭스가 국내 OTT 시장을 평정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떨칠 수 없다. 유럽연합(EU)이 넷플릭스 때문에 OTT 콘텐츠 쿼터제를 시행하고 있다는 사실도 강 건너 불이 아니라는 생각마저 든다.

아직 구체화되지 않았지만 애플과 디즈니가 국내 OTT 시장에 진입하면 국내 OTT가 설 자리는 갈수록 좁아질 공산이 크다.

그렇다고 넷플릭스 등 글로벌 OTT와 비교해 국내 OTT가 열위라고 신세한탄만 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OTT는 부지불식간 미디어 콘텐츠 소비는 물론 생산, 유통 전 과정에 일대 혁신을 기하고 있다. OTT 주도권은 OTT라는 플랫폼은 물론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걸친 헤게모니 주도권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 사례를 눈여겨봐야 할 필요가 있다.

조만간 출범을 앞둔 SK브로드밴드 옥수수와 지상파 방송 3사의 통합 OTT 웨이브를 비롯해 국내 OTT가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글로벌 OTT와 유효 경쟁을 하려면 현대HCN과 KT스카이라이프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OTT 가입자 증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가 무엇이었는지 등을 꼼꼼하게 벤치마킹해야 한다.

이와 함께 국내 OTT가 단점을 극복하는 동시에 글로벌 OTT의 장점은 흡수해야 한다.

이것을 선행해야 국내 OTT가 막강한 글로벌 OTT 공세에 단순히 버티는 게 아니라 지속할 수 있을 것이다.

김원배 통신방송부 데스크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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