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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에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모습 (사진=SK이노베이션)

세계 최대 자동차 그룹인 폭스바겐이 스웨덴 신생 배터리 제조사와 합작공장 설립을 공식 발표했다. 유럽이 빠르게 배터리 독자 생산 체계를 구축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간 소송전이 확대되면서 수주 경쟁력이 크게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폭스바겐은 스웨덴 노스볼트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공장 건설은 2020년부터 독일 잘츠기터에서 이뤄지며 이르면 2023년 말부터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초기 연간 생산량이 16기가와트시(GWh)에 이르는 대형 공장이다. 폭스바겐은 생산시설 건립과 노스볼트 지분 20% 확보에 9억유로(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한다.

폭스바겐은 향후 10년 동안 약 70종의 전기차를 2200만대 생산한다는 목표로 2023년까지 300억유로 이상을 투자한다. 이를 위해 2025년부터 연간 10GWh 규모 배터리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핵심 부품인 배터리 수급 안정성을 위해 국내 배터리 3사를 포함한 복수 업체와 장기 공급 계약을 맺는 동시에 SK이노베이션, 노스볼트와 합작사 설립을 논의해왔다.

합작사 설립 논의는 지난해부터 SK이노베이션과 먼저 시작됐지만 후발주자인 노스볼트와 합작사 설립이 먼저 결정됐다. 국내 배터리 업계는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간 소송전이 격화되면서 유럽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배터리 수급에 더욱 속도를 내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 양사간 소송전은 영업비밀침해 소송과 특허침해 소송으로 확전되고 있다. 결과에 따라 제품 수입 금지나 생산 차질 등이 발생할 수도 있는 만큼 자동차 제조사가 수급 불안정을 빌미로 발주를 취소하거나 단가 협상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도 있다.

업계관계자는 “폭스바겐이 주요 배터리 공급사인 국내 두 업체간 분쟁으로 배터리 의 안정적 확보에 불안감을 느낀 것으로 보인다”면서 “국내 업체간 자존심 싸움이 격화될수록 국내 배터리 업계와 거래하는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의 불안이 증폭돼 향후 대외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우려가 있으며 다른 나라 업체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LG화학은 4월 ITC와 델라웨어주 지방법원에 SK이노베이션을 영업비밀 침해로 제소하자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청구 소송을 국내 법원에 제기했다. 이어 SK이노베이션은 최근 LG화학과 LG전자를 배터리 특허 침해 혐의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와 연방법원에 제소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