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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논단]디지털 포용 없이 포용국가 없다

발행일2019.09.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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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식당의 메뉴판과 종업원은 키오스크로 바뀌었다. KTX역이나 공항에서 길게 줄을 섰던 승객은 스마트폰으로 표를 구입한다. 젊은 부부들은 매일 아침 국거리조차 새벽배송을 이용한다. 인간의 삶은 크게 배우고, 일하고, 노는 것 세 가지이다. 디지털 수단을 통하지 않고서는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세상이 되었다. 한마디로 요람에서 무덤까지 디지털 세상이다.

이런 변화로부터 소외되는 이들이 있다. 디지털 정보격차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반국민 대비 디지털 정보화수준은 장애인 74.6%, 저소득층 86.8%, 농어민 69.8%, 장노년층 63.1%이다. 이들 계층은 일상생활에서 불편함을 겪을 뿐만 아니라 경제적으로 불이익을 보는 등 이중의 차별을 받고 있다. 디지털 대전환 시대에 취약계층의 불평등과 소외는 갈수록 심화될 것이다.

디지털 과의존과 남용의 문제 또한 심각하다. 식당에서 영유아들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준 채 식사하는 부모들을 자주 볼 것이다. 이것은 영유아들의 뇌 발달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사실상 금지되어야 하는 행위이다. 학교현장의 목소리는 더 절실하다. 학생들은 게임, SNS, 웹튠, 유튜브 등 4대 위험요소에 무방비 상태다. 학교 쉬는 시간에 애들은 스마트폰 쳐다보느라 각자 섬처럼 고립되어 있다.

가짜뉴스는 디지털 세상이 초래한 또 하나의 사회문제다. 가짜뉴스는 사회의 대립과 분열을 가속화하고, 정부 정책이 국민들에게 온전히 전달되는 것을 가로막는다. 가짜뉴스는 미디어 환경과 기술 환경의 변화에 따른 보편적이고 글로벌한 현상이라서, 법으로 해결이 불가능하다. 완전 차단하는 것도 불가능하고, 처벌강화로 해결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국민들의 미디어 이해력을 높이고, 수준높은 디지털 미디어와 1인 미디어가 많아져야만 해결될 것이다.

디지털 시대의 양극화 문제 또한 심각하다. 디지털 역량을 갖춘 계층과 낙오한 계층 사이의 차이가 점점 커진다.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디지털 역량 교육은 절실하다. 전문가를 키우는 디지털 직무교육과 디지털 소양 및 활용능력을 길러주는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을 확대해야 한다. 영국은 이미 2017년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경제를 이끌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전 국민 대상의 디지털역량 강화 계획을 발표했다.

디지털 대전환기에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 무엇일까? 바로 5천만 국민 모두가 디지털 세상을 살아갈 능력과 소양을 키워주는 일이다. 그게 디지털 시민역량 교육이다. 김대중 대통령은 '세계에서 컴퓨터를 제일 잘 쓰는 나라를 만들자'며 1,000만 정보화 교육을 추진했다. 범부처 차원의 정보격차 해소 종합대책을 수립했고, 정보격차해소 법률까지 제정했다. 지금은 4차산업혁명의 시대. 당연히 국민의 정부 이상의 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할 때다. 그런데 유감스럽게도 문재인 정부에서 오히려 전국민의 디지털 시민역량을 강화하는 범국가적 정책은 더 부족하다.

혁신적 포용국가라는 국가비전에 맞춰 2019년 포용국가 사회정책도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정부의 계획은 2%가 부족하다. 포용국가 비전과 정책에 디지털 영역이 빠져 있다. 요람에서 무덤까지 디지털인 세상에서 디지털 포용 없이 포용국가는 불가능하다. 디지털이 곧 혁신이고, 디지털 포용이 혁신의 밑거름이다. 정부 차원의 디지털 리더십과 디지털 거버넌스의 정비가 시급하다. 거버넌스 정비 없이는 결코 국가적 차원의 대책을 힘 있게 추진하지 못할 것이다.

문용식 한국정보화진흥원장 greenmun21@nia.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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