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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의 창업 실전강의]<81>인센티브 구조, 제대로 알아야

발행일2019.09.08 15:00

많은 경제학자들이 경제학을 '인센티브의 학문'으로 지칭한다는 사실을 확인한 바 있다. 실제로 인센티브에 대한 내용은 경제 현상 전 범위에 걸쳐 연구되고 있으며, 현실 경제에서도 다각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 내지 기관이 인센티브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기 위해서는 아직까지 가야할 길이 먼 듯하다. 하물며 이제 막 기업 활동을 시작한 창업자 내지 예비창업자들은 더 말할 나위 없다.

하지만 얼마 전 이를 반증하는 흥미로운 사건이 있었다. 동남아시아 위치한 보르네오섬 주민은 말라리아로 늘 고생해 왔으며, 이로 인해 많은 경제적 손실을 경험하고 있었다. 결국 주민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강력한 살충제를 움막에 뿌리기 시작했고, 결국 모기를 퇴치할 수 있었다. 본인들의 경제적 유인이 달성된 듯 보였다.

하지만 곧이어 주민은 알 수 없는 다른 질병으로 고생하기 시작했다. 조사 결과 원인은 바퀴벌레에 있었다. 살충제 성분이 바퀴벌레에 축척된 것이다. 이는 다시 바퀴벌레를 잡아먹는 도마뱀과 도마뱀을 잡아먹는 고양이에게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쳤다. 결국 보르네오섬의 고양이 수가 급감했고 이로 인해 쥐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한 것이다. 즉 주민 질병의 원인은 쥐였던 것이다.

이에 많은 주민은 고양이를 다시 데려와 쥐 숫자를 줄이는 데는 성공했지만, 이번엔 나방이 문제였다. 도마뱀은 바퀴벌레뿐만 아니라 나방 유충도 잡아먹는다. 그런데 도마뱀이 줄어들면서 나방 유충이 크게 번성했고, 이로 인해 유충이 지붕 서까래를 갉아먹으면서 섬 여기저기 집이 주저앉기 시작한 것이다. 보르네오섬 사례는 우리가 단편적인 인센티브 요인만 보고 행동했을 때 어떠한 과오를 범할 수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 준다.

한번쯤 은행에 다니는 지인들로부터 신용카드 하나만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아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미안한 마음에서인지 발급받은 뒤 몇 개월 뒤 곧바로 없애도 된다거나 연회비를 면제해줄 테니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고 귀띔해주기도 한다.

무심코 지나친 이들의 권유행위는 앞서 소개한 모기를 잡기 위해 강력한 살충제를 뿌려 큰 낭패를 본 보르네오 주민 모습과 다르지 않다. 모르긴 몰라도 해당 은행은 신용카드 하나를 발급하기 위해 다양한 행정 처리와 발급 절차를 거쳐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과정에서 불필요한 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여됐을 것이다. 이러한 비용은 보르네오 주민이 모기를 제거해야 한다는 지엽적인 목표만을 생각한 것처럼 단순히 신용카드 발급 수에만 관심을 보인 해당 은행의 잘못된 인센티브 제도가 가져온 불필요한 비용인 것이다. 신용카드 발급 수를 기준으로 인사고과를 평가할 경우 어떠한 상황이 전개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던 것이다.

인센티브는 사람의 행동을 설명하는 가장 손쉬운 관점이며, 사람 행동을 유도하는 데 있어서도 가장 설득력 있는 도구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많은 예비창업자들이 인센티브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고 활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듯하다. 창업 후 가장 먼저 구축해야 할 것은 차기 제품도, 마케팅 전략도, 네트워크도 아니다. 조직 구성원 스스로 일하는 구조만 만들 수 있다면 쉽게 많은 것을 달성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창업자들이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부분이 인센티브 구조일 것이다.

Photo Image<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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