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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차세대 지능형 교통체계에 거는 기대

발행일2019.09.0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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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차가 서울 시내 한복판을 달린다. 스스로 깜빡이를 켜서 차로를 변경하고, 제한 표지판을 확인해서 속도를 조절한다. 먼 미래의 한 장면이 아니다. 올해 3월 국내 통신사가 서울 영동대교에서 선보인 5세대(5G) 통신 자율주행차 공개 시연이다. 말 그대로 운전자 없이 자동차 스스로 '인지-판단-제어'하는 '자율주행차' 시대가 눈앞으로 다가왔다.

이는 사람이 운전으로부터 해방된다는 그 이상의 의미가 있어서 더욱더 기대감을 안긴다. 예를 들어 출근할 때 화장 또는 독서를 하거나 장거리 이동 시 동영상·게임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열차역이나 공항에 내리면 차량이 스스로 마중나와 대기 시간을 최소화해 주고, 주차장에서 빈 자리를 찾아다니는 번거로움도 덜어 준다. 무엇보다 연간 교통사고에서 80%를 차지하는 운전자 실수도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된다.

그러나 업계 사정을 들여다보면 아직 갈 길이 멀다. 기술, 비용, 인프라, 안전 등 여러 이유로 시장에서는 자율주행차 상용 시점을 2030년 이후로 내다보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가장 우려되는 점은 안전이다. 인공지능(AI)과 사람의 운전 행태가 도로 위에서 공존할 때 야기되는 사고는 오늘날의 교통 문제와는 또 다른 위험 요소다. 원칙과 질서에 따라 움직이는 자율주행차가 사람의 상황 종합 판단, 감정에 따른 수신호, 양보 운전, 끼어들기 방해 등과 혼재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사고 유형은 예측조차 어렵다.

자율과 비자율 주행차에 상호 통신 및 일관성 있는 기술 적용의 필요성이 여기서부터 나온다. 5G 시대에도 여전히 2G·3G폰 이용자들이 문제없이 통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듯이 자율·비자율 주행차가 함께 주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기술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그 해법 가운데 하나는 통신 기반의 '커넥티드카' 시장 확대다. 라이다, 카메라, 레이더와 같은 자동차 센서는 비용 부담으로 인해 상용화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반면에 커넥티드카는 4G 통신만으로 차량 간 또는 신호체계와 차량이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교통 혼잡·사고, 주차 문제 등에 혁신 대응이 가능해진다. 또 속도가 롱텀에볼루션(LTE)보다 최대 20배 빠른 5G는 그야말로 더 신속하고 정교한 스마트 모빌리티 시대의 근간이 된다.

이를 위해 선행돼야 하는 필수 과제가 바로 커넥티드카를 지원할 도로 인프라 구축이다. 자동차에만 미래 기술을 집약시키는 것이 아니라 신호등, 표지판, 폐쇄회로(CC)TV 등과 같이 함께 상호 작용할 교통 체계 및 시스템 기반을 우선 갖춰야 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별로 추진하고 있는 '차세대 지능형 교통 시스템'(C-ITS)이 더욱 중요성을 갖는 이유다

C-ITS는 이른바 '자율차를 위한 첨단 도로 시스템'으로, 도로 인프라에 통신 기술을 탑재해서 주행 중인 차량과 다양한 교통 정보를 주고받는 운용체계(OS)다. 예를 들어 교차로에서 빨간불이 들어오면 진입하고 있는 차량에 자동으로 정지 신호를 내려준다. 운전자가 신호등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멈출 수 있는 구조다. 긴급 출동하고 있는 소방차·응급차의 경로를 파악해 교차로 신호를 줄줄이 녹색불로 점등, 교통사고 예방과 골든타임 확보에도 기여할 수 있다.

이러한 C-ITS 구현을 위해선 각 지역의 교통 시스템을 관할하는 지방경찰청 역할도 중요하다. 통신사업자, 완성차 제조사의 협조와 소방서·병원 등 주요 기관과의 교통 시스템 연계도 뒤따라야 한다. 현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서 진행하고 있는 미래 모빌리티 관련 추진 사항을 일련의 프로세스 또는 하나의 컨트롤타워로 엮어 내면 더할 나위 없다.

김현 한국교통대 교수(교통-ICT 융합연구센터장)hyunkim@ut.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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