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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구 박사의 4차 산업혁명 따라잡기]<10>제조업에서 눈여겨 봐야 할 점들

발행일2019.09.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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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혁명은 제조혁명에서 시작되는 만큼 몇 차례에 걸쳐 제조업에 관해 알아보고자 한다. 제조업은 일상생활에 쓰이는 물건을 만들어 내거나 이런 물건을 만드는데 필요한 생산기기(기계)를 만들어 내는 산업이다. 제조업은 영속성을 띠며,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형태가 달라질 뿐 꾸준히 진화하는 산업이다.

2차 산업혁명이 성숙해서 전체 산업 가운데 제조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컸을 때는 서비스업 비중을 높이는 것이 선진 경제로 가는 길로 인식됐다. 서비스업을 정책 차원에서 육성한 결과 1980년대 이후 서비스업이 부가 가치 생산이나 고용에서 제조업을 앞질렀다. 2008년 세계를 강타한 세계 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제조업 기반이 취약한 경제는 경기 변동의 영향을 심각하게 받는다는 것을 경험하게 됐고, 선진국들이 첨단 제조업을 적극 육성하는 계기가 됐다.

새삼 새로울 것도 없지만 제조업이 중요한 이유를 몇 가지 짚어 본다. 첫째 제조업은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다. 지난 회차에서 최강국이 되는 조건 가운데 하나가 최고 제조업 국가가 되는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강대국들은 세계 생산기기의 약 80%를 독점하고 있으며, 생산기기를 만들어 내는 능력을 활용해 세계 제조업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생산기기 제작 기술은 제조업 핵심이다. 생산기기 산업이 발달하지 않고는 안정 성장을 하기 어렵다. 생산기기가 있어야 첨단 제품을 만들 수 있고, 첨단 제품을 이용해 더욱 개선된 생산기기를 만들 수 있다. 이는 또 다른 첨단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진다. 둘째 제조업은 경제 성장에서 가장 중요한 원천이다. 19세기 영국, 20세기 미국을 필두로 독일·일본·한국·대만·중국이 번영한 것은 모두 제조업을 일으킨 덕분이었다. 한국, 대만, 중국이 제조업으로 성공할 수 있게 된 것은 생산기기 제조 능력은 부족하지만 값싸고 우수한 인력을 보유하고 있어서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셋째 세계 무역의 80%는 공산품이며, 새로운 서비스업도 공업 제품에 의존한다. 2007년 후반에 스마트폰이 출시되면서 애플리케이션(앱) 경제 또는 모바일 경제로 불리는 새로운 서비스업을 탄생시켰다. 2013년 2조4000억달러, 2014년 3조3000억달러 규모이던 앱 경제는 2020년에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5.1%인 4조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스마트폰은 앱 기반 서비스업을 급속히 키우는 것뿐만 아니라 제조업에도 활용돼 생산성을 크게 높이는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 넷째 제조업은 고용을 창출하는 화수분이다. 제조업에서 하나의 일자리는 다른 부문에서 일자리 세 개를 만들어 낸다. 경기가 나빠질 때 마지막까지 안정된 일자리를 유지하는 분야가 제조업이다.

전 세계에 걸쳐 경기 변동과 함께 국가 간 통상마찰이 잦아짐에 따라 각국이 제조업 경쟁력을 기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수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경제에서는 안정된 경쟁력을 갖춘 제조업 육성이 더욱 큰 과제가 됐다. 제조업 핵심 기반인 첨단 소재, 생산기기와 같은 생산 수단이 뒷받침되지 않고는 우리의 강점인 생산 기술도 그 자체만으로 안정된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그렇다고 원료(소재)에서부터 완제품에 이르는 제조업 전반에 걸쳐 경쟁력을 갖추려고 하는 것은 이미 자리 잡은 글로벌 분업 체계에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제조원가를 높이게 되기 때문에 경쟁에서 밀리게 되는 결과를 가져올 위험이 있다. 다수의 강소기업을 육성해 글로벌 분업 체계를 단단히 결속시키고, 국내에 기반을 둔 다국적기업을 육성해 글로벌 가치사슬을 주도하게 함으로써 외부로부터의 충격을 완화해야 한다.

다음주에는 제조업 고도화(스마일 곡선), 글로벌 분업체계 형성 등 최근 제조업 동향을 알아본다.

박종구 나노융합2020사업단장, '4차 산업혁명 보고서' 저자

jkpark@nanotech2020.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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