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는 사람뿐만 아니라 자동차에게도 한결같은 고민거리 중 하나다. 차량 무게는 연비와 주행성능, 안전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더욱이 최근에는 자동차에 적용되는 첨단 편의기능과 전자장치는 계속 증가하는데 반해 각종 환경·안전 규제는 강화되고 있어 '경량화'는 자동차 업계의 주요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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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6세대 7시리즈에 적용된 이피션트라이트웨이트 카본코어.>

BMW는 오랜 역사를 통해 차체 경량화 기술의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BMW 6세대 7시리즈는 이전 세대보다 대폭 늘어난 각종 편의·안전 사양들에도 불구하고 최대 130kg 무게를 줄이는데 성공했다. 이는 'BMW 이피션트라이트웨이트(BMW EfficientLightweight)'라는 통합적 경량화 전략의 결과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카본 코어'로 알려진 특수 차체 구조다.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과 초고장력 강철, 알루미늄 소재를 혼합한 이 차체 설계 기술은 차량의 중량을 크게 줄임과 동시에 탑승석의 강성과 강도를 높여준다. B-필러 부근의 차체 구조들에 CFRP와 초고강도 강철을 혼합한 하이브리드 제작 방식을 사용, 차체 무게를 감소시키기 위한 판금 설계를 적절하게 조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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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6세대 7시리즈에 적용된 이피션트라이트웨이트 카본코어.>

BMW 7시리즈는 산업용으로 제작된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과 함께 강철, 알루미늄을 혼합한 차체 골격이 사용된 최초의 자동차다.

차체와 섀시의 특수 부위에 알루미늄을 적용했다. 자동차 도어 외에도, 트렁크 덮개에도 처음으로 알루미늄 소재를 적용했다. 초경량화 디자인 설계는 휠과 서스펜션, 브레이크와 바퀴에까지 폭넓게 적용됨으로써, 섀시 구성에 결정적인 스프링 하중량을 15% 줄이고 서스펜션의 안락함을 제공한다.

한층 더 나아가 중량 최소화 기술들이 도입되면서 단열재와 방음재가 엔진에서 발생하는 열과 소음을 원천적으로 차단했다. 뛰어난 실내 정숙성까지 실현했다. 결국 차량의 무게 중심이 더욱 낮아졌고, 차축 간의 무게 배분이 50:50으로 완벽한 균형을 이루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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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생산 공정.>

BMW 7시리즈의 카본 코어 차체는 BMW i 차량 개발에서부터 이어져 온 CFRP 소재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BMW 그룹은 지난 십 수 년간 재료와 프로세스 개발에 집중한 결과, CFRP를 필요로 하는 특정 생산 프로세스 및 효과적인 툴링(tooling), 작업 주기 시간의 최적화까지 실현했다.

BMW의 CFRP 전문가들은 란츠후트(Landshut)공장의 CFRP 부품 생산 프로세스를 더욱 정교히 다듬고 자동화해 부품들을 보다 경제적이면서도 높은 품질로 대량생산이 가능토록 했다.

CFRP는 안전성을 유지하면서도 차체 제작 재료 중에 가장 가벼운 소재다. 탄소 섬유는 보기 드문 인열 저항성 덕분에 섬유의 특징을 지니면서도 대단한 수준의 강도를 자랑한다. 동물의 뼈나 식물의 줄기와 같이 자연 생물들이 각자의 필요한 부분에는 두껍고 강한 구조를 가지듯이, BMW는 하중이 예상되는 방향으로 필요한 만큼의 섬유를 정렬시켰다. 따라서 관련 부품들은 필요에 따라 정확히 그 강성을 유지하면서도, 탁월한 경량성을 자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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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7시리즈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 생산 공정.>

CFRP 생산은 전구체 섬유를 통해 추출되는 소재로 이루어진다. 이 전구체 섬유는 양털로 만들어진 직물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폴리아크릴로니트릴(PAN)으로 구성됐다. 0.007mm 두께의 이 섬유 직경은 사람 모발의 직경 10분의 1에 지나지 않을 정도로 얇기 때문에 약 5만 개의 필라멘트를 모아 조방사 또는 묵직한 토우(화학섬유의 굵은 타래)로 뭉쳐 차후 프로세스에 적용하게 된다.

한편, '이피션트라이트웨이트'는 현재 판매 중인 뉴 5시리즈에도 적용됐다. BMW는 뉴 5시리즈 세단에 알루미늄, 고강도 강철, 마그네슘으로 구성한 지능형 다종 소재를 써서 공차중량을 이전 모델보다 최대 115kg(유럽기준)까지 줄였다. 동시에 차체강도와 비틀림 강성은 강화했다. 낮은 무게 중심, 완벽하게 균형 잡힌 차축 무게 배분, 더욱 줄어든 서스펜션의 스프링 아래 중량은 역동성과 안락성 모두를 높이는데 기여한다. 엔진을 감싸는 인캡슐레이션과 고흡수성 소재를 포함한 방음 패키지 또한 중량 감소를 위해 새롭게 고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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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6세대 7시리즈 이피션트라이트웨이트 카본코어.>

BMW 뉴 5시리즈의 하중 지지 멤버와 지붕, 측면 그리고 후면부에 전략적으로 설치한 초고강도 강철은 차체의 높은 구조강도를 제공한다. 힌지와 도어 브레이크를 포함한 무게가 약 6kg에 불과하다. 승객을 보호하는 세이프티 패신저 셀에는 핫 스탬핑 강철, 알루미늄 합금, 다상조직강철(multi-phase steels)을 적용해 높은 강도는 물론 경량화까지 실현했다.

박태준 자동차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