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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지갑닫는 30·40대, 보는 게임 득세, 메마른 투자

발행일2019.08.12 10:31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국내 게임시장은 최상위 업체로 모든 게임과 매출이 쏠리고 있다.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 등 빅3 기업 작년 매출 총합은 6조2660억원에 이른다. 중견업체로 평가받는 펄어비스, 네오위즈, 게임빌, 컴투스, 웹젠, 위메이드, 조이시티, 선데이토즈 작년 매출 합은 1조5754억원이다. 빅3 매출의 25%에 불과하다.

수익 양극화 현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수익을 놓고 보면 중견·중소기업에서조차 소위 '잘나가는' 업체와 그렇지 못한 업체가 확연하다.

이 같은 허리 내 양극화는 변화한 게임 이용자 행태, 게임산업 성장세 둔화, 제한된 신규 게임 개발 환경에서 기인한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최근 발표한 '2019년 게임이용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시장 매출을 견인하는 30·40대가 지갑을 닫았다. 올 상반기 기준 국내 게임 사용자 중 40대 모바일 게임 이용비용은 한 달 평균 2만8579원이다. 지난해보다 28.5% 줄었다. 30대는 2만4373원으로 26.6% 감소했다.

지금까지 30대와 40대는 강력한 매출원이었다. 도스 운용체계 시절부터 게임을 즐겼고 스타크래프트 전성기를 함께했다. 콘솔게임 충성도도 높고 최근에는 모바일 게임까지 접하고 있는 세대다. 게임에 대한 관심이 많고 10대, 20대보다 높은 경제력을 기반으로 국내 게임 시장 주요 소비자층으로 군림해왔다. 모바일 게임 아이템을 구입하는 비율 1위는 30대(46.9%)이며 그 뒤를 40대(45.1%)가 잇는다.

하지만 올해 신작이 특별하게 눈길을 끄는 것이 없었고 경제 불황까지 이어졌다. 세계보건기구(WHO) 질병분류가 가져온 사회적인식 악화도 일부 영향을 줬다. 이 때문에 지속 업데이트와 다양한 프로모션을 진행할 수 있는 업체만이 기존 충성 이용자를 붙잡고 있을 여력이 있다. 원활하게 유지하지 못하는 게임사는 실적에 타격을 받는다.

성인 게임이 중심인 엔씨소프트 2분기 영업이익은 129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19% 줄었다. 넥슨 역시 19%감소한 1377억원을 기록했다.

게임 내 이용자와 상호작용해야 하는 요즘 모바일 게임에 대한 피로도가 쌓인 것이 원인이다. 주요 매출원인 30·40대는 직장생활 혹은 자영업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게임을 즐겼다. 시간이 없어 자동전투를 선호했다. 하지만 어느새 무한 수직성장을 요구하는 게임 구조에 지겨움과 투자할 수 있는 시간의 한계를 느낀 것이다. 또 가정을 이루고 있는 게임 이용자가 많아 WHO 질병 분류에 민감하게 반응했다는 의견도 있다.

게임을 직접 하기보다는 보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매출 창출이 갈수록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유튜브나 트위치, 아프리카TV 등 동영상을 통해 게임을 보는 추세 역시 게임을 직접 즐기지 않는 풍토에 영향을 줬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게임하는 것이 시간적, 육체적으로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유튜브에서 회자되는 게임은 큰 게임이거나 파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이를 할 수 없는 중견중소게임사는 경쟁에서 또 밀리게 되는 셈이다.

게임산업 전체 파이가 줄어드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2017년 '리니지M' 흥행에 힘입어 게임업계는 사상최대 매출을 올렸다. 양극화는 심해졌지만 그래도 전체 파이는 성장했었다.

2017년 매출은 정점이었다. 그해 상반기에 5조9250억원, 하반기에는 7조217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리니지M에 견줄만한 새로운 신작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야기가 조금 달라졌다. 여전히 리니지M이 1위 자리를 수성하는 가운데 거대 신작 흥행이 주춤했다. 거대 게임에 남아있는 고착화가 심화되면서 신작 이용자 유입이 쉽지 않았다.

2018년 상반기에는 7조727억원, 하반기에는 6조8607억원을 벌어들였다. 2017년 13조1422억원에서 2018년 13조9335억원으로 연 매출 숫자는 커졌으나 반기 매출은 우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발간한 '2018년 하반기 및 연간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당시 게임산업 콘텐츠기업경영체감도(CBI)가 전반적으로 낮았다. CBI는 콘텐츠산업 경기 동향과 전망 등을 7점 척도로 질문해 응답한 내용을 지수화한 수치다. 사업체의 주관적이고 심리적인 요소까지 포함한다. 즉 2017년에는 오로지 리니지M이 일으킨 매출효과에 기대했다는 뜻으로 분석할 수 있다. 2018년 하반기 CBI 종합은 100.9점이었는데 올해 상반기는 95.5점으로 떨어졌다. 기업이 체감하는 경기는 더욱 나빠졌다는 뜻이다. 쌓아놓은 여력이 있는 대형 게임사만 견딜 수 있다. 게임산업 성장성이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다양한 장르 게임이 나오기 힘든 국내 산업 환경도 실적 양극화에 영향을 줬다. 신작 출시 후 빠르게 업데이트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해야 게임 운영을 이끌 수 있는 시대다. 업데이트와 프로모션이 활발한 큰 게임만이 이용자를 유지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 그렇지 못한 업체는 아이디어가 있어도 투자금을 유치할 수 없어 신작을 만들 수 없다.

시중은행이 대출을 주저하고 벤처캐피털은 매우 높은 위험부담에 투자를 꺼리고 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나 기술보증으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은 제한적이다. 또 게임 지식재산권이 과소 평과되는 경향이 있어 지식재산권 담보 대출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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