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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이 예상대로 금리를 낮췄다. 연방준비제도(Fed)는 현지시간으로 7월 30·31일 이틀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 2.25~2.5%에서 2.00~2.25%로 0.25%포인트(P) 낮췄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내린 것은 금융위기 당시였던 2008년 12월 이후로 10년 7개월 만이다. 연준 측은 무역 불확실성, 기업 투자 저조, 세계 경제의 부진한 성장 등을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 경제상황은 나쁘지 않다. 오히려 매우 좋은 편이다. 성장속도는 완만하고 실업률도 50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금리를 조정해 경기 부양에 나설 만큼 심각하지 않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이 보호무역 조치를 밀어 붙일 정도로 내수 경기는 탄탄하다. 그럼에도 금리를 인하한 배경은 그만큼 세계 경기를 어둡게 보기 때문이다. 경기가 거꾸러지면서 미국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본 것이다. 시장에서도 닥쳐올 어려움을 대비하기 위한 '보험성 금리 인하'라고 분석했다. 결국 세계 경제 침체에 대비해 선제 대응하겠다는 포석이다.

세계 경기에 민감한 우리도 안이하게 대응해서는 안 된다. 미국이 세계 경기를 어둡게 본다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는 직접적인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가뜩이나 한중 무역전쟁, 일본 경제 보복으로 수출이 부진한 상황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시장 불확실성이다. 당장 달러 약세로 돌아서면 무역적자 심화를 우려한 다른 나라도 추가로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환율전쟁으로 이어지고 비기축통화인 원화는 어디로 튈지 예측하기 힘들어진다. 달러 약세로 원화 강세로 이어지는 게 상식이지만 대외 변수가 많아 불확실성만 더 높아진다는 이야기다. 나아가 해외로 자금이 빠질 가능성도 크며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까지도 불러올 수 있다. 정부는 자칫 예상된 금리 인하이기 때문에 시장에 이미 반영됐다고 안심해서는 안 된다. 금리, 주가, 환율 등 여러 변수를 고려해 통화정책을 다시 손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