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창 열기 / 닫기
닫기

[한일 경제전쟁] 삼성, '비상계획' 본격 가동…반·디 외 전 제품으로 대비 확대

발행일2019.07.18 16:09
Photo Image<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일본 수출규제 장기화를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Contingency Plan·비상계획)'을 본격 가동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주 일본 출장을 다녀온 뒤 소집한 삼성전자 경영진 회의에서 결정된 사항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전 협력사에게 보낸 서한에는 '비용이 들더라도 재고 확보가 최우선인 상황으로 판단된다'는 내용과 함께 '7월 말까지(최소 8월 15일 전)까지는 90일 이상 안전 재고를 확보해주기 바란다'고 적혀있다.

이달 초 일본 정부가 규제한 품목은 일본 정부가 규제한 소재들은 △극자외선(EUV) 포토레지스트 △고순도 불화수소 △불화 폴리이미드 등이다. 모두 반도체 제조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품목이다.

삼성전자 내에서 반도체 제조를 담당하는 사업부는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이다. 그런데 서한을 보낸 사업부가 모바일 기기를 제조하는 무선사업부라는 점은 직접적인 타격을 받은 DS 부문뿐 아니라 IT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부문 등 전 분야에서 일본 수출 규제 확대를 준비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이재용 부회장은 일본에서 소재 수급 방안을 논의한 뒤 김기남 DS부문 부회장과 진교영 메모리사업부 사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반도체·디스플레이 경영진과 긴급사장단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서 한일 경제전쟁 장기화 가능성을 고려해 '컨틴전시 플랜'을 짜고 협력사들에게 재고 확보 요청을 결정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서한에서 관련 비용과 해당 물량 부진 재고는 삼성전자에서 부담한다고 언급한 부분은 컨틴전시 플랜이 현재 상황이 급박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삼성전자가 우려하는 점은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국가 제외인 것으로 해석된다. 화이트 리스트란 일본이 자국 기업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고, 수출 납기를 단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한국이 강제 탈락하면 화이트 리스트 국가의 특혜였던 '포괄허가'에서 '개별허가' 적용을 받는다. 통과 절차가 까다로워져서 기존에 해왔던 각종 부품 소재 공급에 큰 차질이 생긴다. 일각에서는 1112개 첨단 소재와 부품 수급에 문제가 생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의 화이트리스트 제외에 대한 대국민 수렴을 24일까지 진행한다. 수출령 개정을 확정하면 3주 뒤 시행에 들어간다.

화이트 리스트 제외가 가시화하면 삼성전자 제조 공정에는 비상이 걸린다. 일본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웨이퍼까지 규제 대상에 오르면 반도체 공정에는 부담이 더욱 늘어난다.

이번에 협력사에게 서한을 보낸 무선사업부도 일본에서 생산하는 부품들을 다수 채용한다.

일본 무라타, 히타치, 교세라, 히로세 등은 모바일 기기에 들어가는 핵심 부품들을 높은 품질과 가격 경쟁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하나의 안테나로도 송수신 주파수를 구분할 수 있는 듀플렉서, IT 기기 스피커가 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는 파워앰프는 관련 시장에서 70% 이상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스마트폰 카메라를 구성하는 렌즈 사이 공백을 메우는 스페이서는 일본 기모토가 98% 이상 점유율로 주도권을 쥐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일본 업체들은 백화점식으로 플래그십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질좋은 부품들을 다양하게 확보하고 있다”며 “수출 규제 품목 확대 시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 10 등으로 구상하고 있던 프리미엄 폰 전략에 적잖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컨틴전시 플랜 결정 전에 DS부문 협력사를 대상으로 소재 부품 전수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진다. 500개 이상의 문항으로 앞으로 소재 부품 규제 확대에 대비해 꼼꼼한 확인 작업을 거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각 소재 부품 공급사 목록에 반드시 한 개 이상 국내 회사를 포함하는 방침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