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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D헬스케어 연구진이 장내 미생물을 연구하고 있다.(자료: MD헬스케어)>

몸 속 세균이 내뿜는 물질을 분석해 자폐를 예측·진단하는 길이 열렸다. 한국인 대상 마이크로바이옴 기반 자폐 연구는 최초다. 향후 연구 데이터를 활용해 조기진단, 예방법 개발도 기대된다.

엠디헬스케어(대표 김윤근)는 한국인 자폐증 환자 소변에서 추출한 나노소포를 분석해 특이적 물질을 발견, 위험도를 예측하는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익스페리멘털 뉴로바이올로지'에도 게재됐다.

엠디헬스케어는 몸 속 미생물이 내뿜는 나노소포를 활용해 질병을 진단, 예측, 예방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주요 암, 대사증후군 등을 대상으로 연구를 지속해 진단 서비스, 치료제 개발을 시도한다.

회사가 주목한 것은 마이크로바이옴과 자폐와 연관성이다. 몸 속 미생물 유전정보인 마이크로바이옴은 현대의학이 풀지 못한 질병원인과 치료, 예방법을 제시하는 기대주로 부상했다. 치매, 암, 아토피, 비만 등은 물론 자폐증도 마이크로바이옴이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보고된다.

엠디헬스케어는 이화여자대학교 특수교육학과, 이대목동병원 정신과 연구진과 공동으로 자폐아 24명, 정상인 28명을 대상으로 마이크로바이옴 차이를 연구했다. 자폐 환자는 이화여대 특수교육연구소 학생을, 정상인은 22~28세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다.

비교 물질은 소변에서 추출한 나노소포다. 한 달 간 진행된 비교·분석 과정을 거쳐 자폐 환자 장내 미생물군집이 정상인과 비교해 다른 점을 발견했다. 가장 대표적인 차이는 자폐아에서 '할로모나스(Halomonas)'가 유독 많이 관찰됐고, '스핀고모나스(Spingomonas)'는 정상인에 비해 적었다. 또 자폐 환자는 정상인에 비해 슈드모나스(Pseudomonas), 아그로박테리움(Agrobacterium)은 적었고, 스트렙토콕쿠스(Sterptococcus)나 아커만시아(Akkermansia) 등 미생물은 많았다. 소변뿐 아니라 대변에서도 조사 결과는 같았다.

김윤근 MD헬스케어 대표는 “자폐가 환경적 요인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과 소변 속 나노소포로 진단이 가능하다는 점이 이번 연구결과 성과”라고 말했다.

자폐증은 3세 이전부터 언어표현, 어머니 애착행동, 사람들과 놀이 등 관심이 저조해지는 발달장애다. 환자 중 75%가 지적장애를 동반한다. 전체 뇌 크기와 측두엽 이상 등이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여전히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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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뇌는 장과 밀접하게 연관된다. 장뇌축 관점에서 장내 미생물이 자폐증과 같은 질환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오면서 마이크로바이옴이 주목받는다.

한국인 대상, 소변 추출 나노소포로는 첫 연구인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자폐와 마이크로바이옴 간 연관성 규명을 확대한다. 올해 연구대상을 100명까지 확대해 연구 신뢰도를 높인다.

중장기적으로는 자폐증 조기진단과 치료법 제시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엠디헬스케어는 자폐 진단이 평균 3.1세인 것을 고려, 이전 영유아를 대상으로 장내 미생물을 분석해 자폐 위험도예측을 시도한다. 진단 서비스를 개발해 내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 신청이 목표다. 추후 자폐 환자에 많이 관찰되는 유해균을 유익균으로 바꾸는 식품 등도 서비스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자폐 진단 연령이 정해져 있는 만큼 그 전에 자폐를 스크리닝하거나 위험도를 예측해 대비하는 솔루션을 제공할 것”이라면서 “추가 연구로 원인과 예방에 마이크로바이옴이 큰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용철 의료/바이오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