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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단상]규제 샌드박스 운영 성과와 향후 과제

발행일2019.07.17 17:00
Photo Image<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국민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지난 1월 17일 첫걸음을 내디딘 '규제 샌드박스' 제도가 시행 6개월 차에 접어들었다. 우리나라 규제 시스템에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규제 샌드박스는 국민에게 창의력을 발휘해 마음대로 신제품을 출시하고 새로운 서비스를 사업화할 수 있도록 기존 규제를 면제 또는 유예해서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시장에 출시하거나 실증시험을 할 수 있게 한다.

창의 및 혁신 아이디어가 있다 하더라도 규제로 인해 발이 묶여 있던 국민에게 규제 샌드박스는 구세주와 같은 제도라 할 수 있다.

그렇다고 규제 샌드박스가 새로운 제품이나 서비스를 무조건 실증 시험을 하거나 시장에 출시할 수 있도록 해 주지는 않는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는 개인 또는 기업이 개발한 특정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 제공에 대한 사회 가치,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소비자의 생명·안전·환경보호 등 가치를 균형 있게 종합 고려해서 개별화 및 구체화해서 결정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규제 샌드박스 시행 6개월이 경과한 현재까지 산업 융합 분야에서 총 133건이 신청됐다. 그동안 전문위원회 14회, 규제특례심의위원회 4회를 개최해서 총 110건에 대한 성과를 이뤘다.

규제 샌드박스 제도로 실증 특례를 받은 공유주방은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에게 새로운 희망을 부여했다. 공유주방 실증 특례는 음식점 사업자 각자가 식품을 조리하기 위한 독립된 주방을 갖추도록 한 식품위생법령 적용을 유예, 식품을 조리해서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규제 샌드박스에 힘입어 경력 단절 여성은 지난 6월 20일부터 서울 만남의광장 휴게소의 주방을 공유하고 사업을 시작했다. 4600만원의 초기 투자비용을 절감하고, 하루 평균 50만원의 매출 실적을 내고 있다. 이는 규제 샌드박스가 공유경제에 기여한 대표 사례에 속한다.

규제 샌드박스 1호로 국회에 설치되는 수소충전소는 수소경제사회로 가는 길을 열었다. 수소충전소가 설치되는 국회의원회관 부지는 상업 지역임에도 입지 제한 및 도시계획 시설 지정 없이 국유지를 임대, 현행 법령으로 설치가 불가능한 수소충전소 설치를 가능하게 했다.

국회 수소충전소 설치는 입지 규제, 안전 규제, 국유재산 규제를 적용받는 대표 덩어리 규제여서 규제 샌드박스가 아니면 달성할 수 없는 놀라운 성과라 할 수 있다. 덩어리 규제와 같은 복잡한 규제라도 특정 사안을 종합 고려, 합당한 결정을 할 수 있는 길을 규제 샌드박스가 개척한 것이다.

그 밖에 산업융합 규제 샌드박스는 수동 휠체어에 전동보조키트를 부착할 수 있는 실증 특례를 부여, 현재 장애인 100명에게 전동으로 휠체어를 타고 갈 수 있는 길을 열었다. 규제 샌드박스는 6개월 동안 운영해 현재까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고 있으며, 제도 자체에 대한 막연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규제 샌드박스는 아직 신제품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국민에게 깊숙이 파고들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샌드박스에서 자유롭게 놀고 있는 아이를 주의 깊게 관찰하면서 돌보는 부모와 같이 규제 샌드박스를 통해 허용한 사업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사후 관리와 지원을 체계화할 필요성이 있다. 규제 샌드박스로 승인받은 사업에 대해 서면이나 현장 점검을 통해 진행 상황을 면밀하게 관리하고, 진행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업자 애로 사항 등도 적극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에 힘입어 규제 샌드박스는 발전을 지속하면서 단순한 혁신 실험장에서 혁신의 성공을 이끄는 제도로 정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종영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jyyi@cau.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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