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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털업계 1위 웅진코웨이가 매물로 나오면서 수조원대 인수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렌털 시장이 지속 성장하는 데다 시장 입지도 탄탄해 다수 기업이 관심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력을 갖춘 대기업과 사모펀드(PEF) 등이 인수 주체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다.

웅진그룹은 재무 리스크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웅진코웨이를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웅진이 MBK파트너스로부터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의 재매각이다.

웅진은 “예상치 못한 재무 리스크로 향후 그룹 운영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판단, 위기 발생 이전에 선제적으로 웅진코웨이를 매각해 모든 부채를 정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면서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고 그룹이 피해를 보지 않는 방안으로 1년 안에 웅진코웨이를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웅진코웨이 매각 자문사는 한국투자증권이다. 매각 대상은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코웨이 지분 25.08%다.

이제 시장 관심은 누가 웅진코웨이를 인수하느냐에 쏠리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렌털 시장 절대 강자다. 시가총액이 6조원에 달한다. 렌털 시장 확장에 따라 실적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는 지난해 매출 2조7073억원, 영업이익 5198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올해 1분기에도 매출 7093억원, 영업이익 1352억원으로 분기 최대 실적을 이어 갔다.

웅진코웨이 인수금액이 2조원 안팎으로 예상되는 만큼 인수전에 뛰어들 수 있는 곳은 대기업과 사모펀드(PEF)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렌털 시장에 진출한 대기업으로는 LG, SK, 현대백화점 등이 있다. 과거 코웨이 유력 인수 후보로 꼽히던 CJ나 GS가 인수전에 다시 들어올 가능성이 있다. 롯데도 인수 후보로 꼽힌다. 다만 이미 렌털 사업에 진출한 대기업 입장에선 비용 대비 인수 매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있다. 웅진코웨이와 품목이 겹치고, 인수 금액도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PEF도 유력 인수 대상이다. 웅진코웨이가 성장세에 있어 인수 후 기업 규모를 키워 재매각할 경우 매각 차익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 후보군의 관심사는 웅진코웨이가 보유한 방문판매 조직일 것”이라면서 “기존 기업보다는 렌털 시장에 신규 진입하려는 대기업이 인수를 고려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내 렌털 시장도 다시 요동칠 것으로 전망된다. 웅진코웨이 매각 작업을 거치는 사이 다른 렌털 업체들이 공격적으로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나설 것으로 점쳐진다. 매각을 진행하는 웅진코웨이는 방어 전략으로 경영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주도권을 놓고 2위권 업체 간 경쟁이 격화될 전망이다.

웅진그룹 재무 리스크는 웅진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영위해 온 웅진에너지가 감사의견 거절을 받으며 촉발됐다. 결국 웅진에너지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이 여파로 지주사인 ㈜웅진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며 자금 조달 비용이 증가했다.


웅진그룹 구상도 틀어졌다. 웅진은 웅진코웨이 인수를 위해 약 2조원을 조성했다. 웅진이 인수를 위해 차입한 자금은 1조6000억원 수준이다. 한국투자증권이 1조1000억원을 인수금융 형태로 빌려 줬다. 나머지 5000억원은 웅진씽크빅이 발행하는 전환사채(CB)를 스틱인베스트먼트가 인수하는 계획이었다.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