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다음 달 '11페이'와 SK텔레콤 'T페이'를 통합한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를 내놓는다. 그동안 11번가와 SK텔레콤으로 서비스 영역을 구분해 온 간편결제를 일원화한다. SK 계열사를 비롯한 대내외 제휴처를 확보, '페이먼트(결제)' 시너지를 높이는 게 목표다.

2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오는 7월 1일 새로운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 SK페이를 선보인다. 11번가가 자체 운영한 11페이와 올해 4월 SK텔레콤으로부터 영업권을 양수한 T페이를 합한 새 서비스 모델이다. 그동안 서로 다른 가맹점을 확보한 11페이와 T페이 사용처를 통합하면서 소비자 모바일 결제 편의성을 끌어올린다.

11번가 관계자는 “SK페이는 계열사 내 통합 페이먼트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면서 “11페이 가맹점은 물론 T페이 제휴처에서 차별화된 결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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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는 다음 달 1일 간편결제 서비스 11페이와 T페이를 통합한 SK페이를 선보인다.

지난 2017년 7월 출시된 11페이는 11번가 쇼핑에 최적화됐다. 11번가·기프티콘·CJ몰 등 대형 몰을 비롯해 예스24·교보문고·우체국쇼핑 등 전문 몰에서 이용이 가능하다. T페이는 스마트폰 소액결제에 동의한 SK텔레콤 가입자를 위한 서비스다. 편의점, 제과점, 패밀리 레스토랑, 카페 등 오프라인 프랜차이즈 매장을 가맹점으로 확보했다. SK페이 출시에 따라 11페이와 T페이 구분 없이 온·오프라인 제휴처를 모두 이용할 수 있게 됐다.

향후 11번가 고객이 상품을 사면서 얻은 포인트로 SK텔레콤 통신 요금을 결제하고, 통신사 포인트로 11번가에서 쇼핑을 하는 것도 가능해진다.

11번가는 SK페이 출시에 따라 'SK페이 포인트'(가칭)도 선보인다. 11페이 포인트처럼 SK페이 사용 금액에 따라 각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포인트를 일정 요율로 제공하는 형태가 유력하다. 실제로 11번가는 최근 SK페이 포인트 적립·사용에 대한 승인 및 정산 관련 정책을 가입자에게 안내했다.

유통업계는 11번가가 오픈마켓 상품 구매는 물론 SK텔레콤 이동통신, SK브로드밴드 IPTV·인터넷 등 SK 계열사 서비스 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간편결제에 있는 '록인' 효과를 이용해 재구매·재결제를 유도하는 한편 각 서비스 수요를 SK계열사로 이동시키는 전략이다. 향후 SK그룹 전략에 따라 SK페이 활용 범위가 계열사의 주유, 차량정비, 중고차거래 사업 등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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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SK 관계자는 “장기 관점에서 SK페이 가맹점을 그룹 대내외로 확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간편결제 경쟁은 한층 달아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수천만명에 이르는 이통 가입자와 오픈마켓 고객을 확보한 SK가 자체 결제 생태계 구축에 본격 나섰기 때문이다. 현재 신세계(SSG페이), 롯데(엘페이), 이베이코리아(스마일페이) 등 온·오프라인 유통업체는 물론 제조사(삼성페이)·포털(네이버페이)까지 시장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과 e커머스 활성화에 따라 간편결제가 핵심 마케팅 수단으로 급부상했다”면서 “유통, 제조, 정보기술(IT) 등 다양한 업종에서 치열한 '페이' 전쟁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희석 유통 전문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