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4일 “1953년 7월 27일 전쟁의 포연은 가셨지만, 아직 완전한 종전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두 번 다시 전쟁 걱정이 없는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게 참전용사의 희생·헌신에 보답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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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이날 6·25 전쟁 참전유공자 및 가족들과의 오찬 자리에서 “6·25는 비통한 역사이지만, 북한의 침략을 이겨냄으로써 대한민국 정체성을 지켰다”며 이같이 밝혔다.

6·25 전쟁 국군·유엔군 참전 유공자를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역대 정부 최초다. 문 대통령은 참전 유공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면서 정부의 한반도 평화 정책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 이날 오찬에는 국군 참전 유공자 141명과 유엔군 참전용사 재방한 사업으로 한국을 방문한 미군·교포 참전용사 37명 등 참전 유공자와 유가족 182명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6·25는 자유와 평화를 사랑하는 세계인이 함께 전쟁의 폭력에 맞선, 정의로운 인류의 역사”라며 “대한민국은 유엔의 깃발 아래 함께 했던 195만 영웅들의 헌신을 변함없이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정부는 4월 1일부터 화살머리고지 유해발굴을 시작해 지금까지 유해 72구, 유품 3만3천여 점을 발굴했다”며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실 수 있도록 최고의 예우를 갖춰 유해발굴을 계속해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참전용사들이야말로 누구보다 평화의 소중함을 절실히 느끼고 계실 것”이라며 “늘 건강하게 평화의 길을 응원해주시고 우리 국민들 곁에 오래오래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6·25전쟁 참전 유공자들과 가족들의 이야기도 소개했다. 당시 프랑스 대대에 배속돼 화살머리고지 전투에 참전한 박동하 선생은 '아직 돌아오지 못한 나의 전우들에게'라는 제목의 편지를 낭독했다. 박 선생은 화살머리고지를 방문한 후 당시 밤새도록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다 전사한 전우의 시신을 수습하던 때를 회상하며 최근 화살머리고지 유해 발굴 소식에 기대감을 밝혔다.

미군 야전 지휘관으로 한국전에 참전한 고 김영옥 대령의 이야기도 전했다. 한인 이민자 2세인 김 대령은 미군 사상 최초의 유색인 야전 대대장으로 2차대전에 참전했고,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군에 재입대해 한국에 파견됐다. 뛰어난 지휘력을 발휘해 한국과 미국에서 무공훈장을 받았다. 유색인으로는 처음으로 지난 2011년 포털사이트 MSN이 발표한 미국 역사상 최고의 전쟁영웅 16인 중 한 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전쟁 후에는 고아들을 보살피며 봉사활동에 헌신했다.

이 외에도 문 대통령은 △학도병 유병추 선생 △재일학도 의용군 △장진호 전투에 참전한 고 임진하 경사를 언급하며 “참전용사는 대한민국의 자부심”이라고 말했다.

오찬 행사에는 정경두 국방부 장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로버트 에이브럼스 유엔군사령관, 박한기 함참의장 등 한미 양국의 정부 및 군 고위 관계자도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초청된 참전 유공자들에게 대통령 서명 시계와 건강식품을 선물했다.


성현희 청와대/정책 전문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