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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임시국회가 20일 개회한다. 닫혔던 문이 열리지만 상황은 녹녹치 않다. 제1야당이자 교섭단체 중 하나인 자유한국당이 동참하지 않았다. '경제청문회'를 요구하며 '보이콧' 중이다.

지난 4월에도 한국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으면서 국회는 '개점휴업' 상태로 시간만 허비했다. 이 상태라면 '반쪽' 국회라는 비판만 받고, 성과는 내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한국당이 풀어야 한다. 경기하향 국면을 해소할 추가경정예산(추경)과 탄력근로제 등 주요 법안, 4차 산업혁명 시대 혁신산업 규제해소를 위한 제도개선이 정상적으로 완료되려면 패스트트랙을 기점으로 악화된 거대 양당의 앙금이 해소돼야 한다.

◇시작된 국회

국회법상 짝수 달은 임시국회를 열어야 한다. 홀수 달은 여야 간 협상에 따라 열릴 수도, 열리지 않을 수도 있다. 6월 국회는 당연히 열려야 하는 임시국회라는 소리다.

그럼에도 여야는 협상을 이유로 6월 절반이 지날 때까지 임시국회를 열지 않았다. 민주당과 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교섭단체 중 1개 당만이라도 협조하지 않으면 정상적인 진행이 불가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가 '중재' 역할을 자처하고,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호프 사주는 멋진 형님'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를 자처했지만 소득은 없었다.

결과적으로 원점으로 돌아갔다. 한국당 없이 여야 4당이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지난 4월처럼 한국당이 의사일정에 합의하지 않으면서 '개점휴업' 상태로 방치될 수 있다.

국회가 수개월째 열리지 않다보니 주요 법안 논의가 중단된 상태다. 하루빨리 처리해야할 법안이 국회 한 켠에서 묵혀지고 있다.

◇'반쪽 국회'…법안 처리 가능할까

상황은 여의치 않다. 정상적으로 의사일정이 잡혀도 여야 간 이견차가 큰 법안이 많은데, 현 상태로는 '반쪽짜리' 국회다.

탄력적 근로시간제 확대와 최저임금 결정구조 개편 등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과 최저임금법 개정안은 여야 간 의견 차 때문에 논의 자체가 쉽지 않은 법안이다. 여야 모두 시급성을 인지하고 있다는 것은 그나마 다행이다.

여당이 적극 추진하고 야당에서도 반기는 데이터 3법 같은 경우엔 여야가 의지만 가지고 있다면 언제든지 통과가 가능한 법안이다. 여당 일부, 부처 간 조율이 완료되지 않은 게 걸림돌이다.

기업 등 산업계가 요구하는 △개인정보보호 규제 완화 △의료산업 선진화 △핀테크 산업 육성 △클라우드컴퓨팅 규제 완화 △P2P 금융 활성화 등 법안도 데이터 3법과 마찬가지다.

인터넷전문은행법 개정과 차등의결권 도입 등의 혁신법안도 주요 법안으로 거론된다.

◇다시 시작된 협상

민주당은 한국당을 제외하고 가동 가능한 상임위별 주요 법안부터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모든 상임위와 특위를 열어 민생 그리고 경제법안 처리를 시작하겠다”고 말했다.

6월 임시국회에선 국세청장과 검찰총장 등 인사청문회도 진행해야 한다. 지난 17일 내정된 윤석열 검찰총장 후보자의 경우엔 파격적인 인사 조치와 맞물려 정치 공방으로 변질될 가능성마저 높다.

김현준 국세청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국회 상황과 관계없이 오는 26일 정상 진행키로 했다.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한국당 협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한국당을 제외하고 의사일정 조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을 다시 보여줬다. 이 때문에 여야 지도부간 협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6월 국회 소집 이후 첫 만남은 불발됐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18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와 회동을 갖고 의사일정 합의에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경제청문회가 여전히 발목을 잡고 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전체 의사일정과 별개로 개별 상임위는 전체회의 소집을 시작하는 등 가동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이 한국당 소속 상임위원장이 자리한 상임위 사회권을 발동해 법안 등을 처리하는 행위에 대해선 '협조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이날 협상 불발에도 협상은 이어질 전망이다. 여당 관계자는 “국회가 소집된 만큼 한국당도 '보이콧'할 명분이 강하진 않다”면서 “특히 검찰총장, 국세청장 인사청문회를 그냥 손 놓고 있진 않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지도부 간 협상이 더 빨라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