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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치어플을 들고 e스포츠 경기를 관람하고 있다. 치어플은 e스포츠 대표 응원 문화 중 하나다.(방송화면 캡쳐)

문재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e스포츠 게임을 관람했다. 게임을 비롯한 e스포츠 산업 발전 가능성도 언급했다. 1년 간 지속되는 중국 판호발급 중단과 질병코드 등재 악재에 직면한 게임 산업에 힘이 실릴 지 주목된다. 게임은 일자리 창출은 물론 수출 효자 산업이지만, 대표적 규제산업으로 분류된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는 각각 질병코드와 셧다운제를 통해 게임산업에 관여한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한국시간) 스웨덴 에릭슨 본사에서 컴투스 '서머너즈 워:천공의 아레나' e스포츠 대회 국가 대항 친선전을 관람했다. 칼 구스타프 16세 국왕과 전 프로게이머 '캡틴잭' 강형우가 양옆에 동석했다.

문 대통령은 1차전 종료 후 무대에 올라 게임을 통한 양국 우호 증진과 게임산업 중요성을 설파했다. 문 대통령은 “언어와 문화가 달라도 가상 공간에서 가깝게 만나고 마음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e스포츠 장점”이라고 운을 뗐다.

이어 “스웨덴과 한국은 게임 산업 강국이자 5G 시대를 이끄는 선도국”이라며 “e스포츠를 통한 양국 관계 발전이 기대된다. 한국과 스웨덴 양국이 첨단 산업 분야에서도 협력을 늘려나가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이 게임산업을 높게 인정하며 국내 게임과 e스포츠를 공식행사로 소화하면서 정부가 한국 게임산업의 경제적·문화적 가치를 인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웨덴은 유럽의 대표적 게임 강국이다. '마인크래프트' '캔디크러시' 프랜차이즈가 스웨덴에서 나왔다. 게임이라는 공통주제로 유대감을 강화하려는 전략인 동시에 세계보건기구(WHO)가 게임장애를 질병으로 분류해 산업 위축이 우려되는 게임산업에 관한 관심도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게임산업 챙기기 행보는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예견됐다. 게임계 인사를 명단에 대거 포함했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방준혁 넷마블 의장, 송병준 게임빌·컴투스 대표, 이정헌 넥슨코리아 대표가 동행했다. 게임 주무부처를 이끌고 있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강신철 한국게임산업협회장, 김영만 한국e스포츠협회장 등 게임계 인사도 순방길에 포함됐다.

문 대통령은 후보시절 게임산업 진흥을 약속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디지털경제 국가전략 대선후보 초청포럼에서 “한국은 게임 산업은 물론 e스포츠 분야에서도 최강국이었는데 게임을 마약처럼 보는 부정적인 인식과 그로 인한 규제 때문에 추진력을 잃고 중국에 추월당하고 말았다”며 “부정적인 인식과 규제만 바꿀 수 있다면 게임은 얼마든지 한국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라고 말했다.


대통령 당선 후에도 게임산업에 관심을 보였다. 청와대에 올해 1월과 2월 두 차례에 걸쳐 게임사 주요 임원을 초대해 의견을 들었다. 업계는 이번 순방길 역시 순기능보다 역기능이 부각되고 있는 게임장애 국내 도입과 관련한 이야기가 오갔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