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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4차산업혁명 대응 시급한데...AI 전공 교수 못 구해 발동동

발행일2019.06.12 16:00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서울에 위치한 중위권 A대학은 온갖 방법을 동원했지만 인공지능(AI)을 가르칠 교수를 뽑는데 실패했다. 미국에 있는 전문가를 수소문해 교수직을 제안했지만 오겠다는 사람이 없었다. A대학 담당 교수는 “연봉 2억원을 받는 사람에게 6000만원을 준다고 하니 올 리가 없다”며 “학교 명성이 뛰어난 것도 아니어서 인재를 구하기 힘들다”며 한숨을 쉬었다.

#“AI 전문가 영입이 정말 어렵다. '삼고초려'하는 마음으로 미국에 있는 AI 전문가를 모시러 간다. 연봉을 맞춰줄 수 없으니 애국심에 호소할 수밖에 없다.” 국내 최고대학이라 손꼽히는 서울대 상황도 다르지 않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장은 올해 말 문을 여는 서울대 데이터사이언스 대학원에서 AI를 가르칠 교수를 구하기 위해 11일 미국 출장길에 올랐다.

국내 대학이 AI를 가르칠 교수를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는 AI 인재 육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다수 대학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AI대학원에 선정되기 위해 신임 교수를 모집 중이지만 쉽지 않다. 미국에서 활동 중인 AI 전문가를 영입한 대학은 손에 꼽힌다.

높은 연봉을 맞춰줄 수 없는 것이 AI교수 영입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수도권 소재 대학 초임 교수 연봉은 대략 6000만원 선이다. 해외 AI 전문가 연봉은 2억에서 많게는 10억원이다.

Photo Image<인공지능 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A대학 교수는 “기초적인 AI가 아니라 산업에서 사용하는 AI서비스를 개발하는 전문가는 국내에 거의 없다”며 “미국에 있는 전문가를 스카우트해야 하는데 대학 재정으로는 억대 연봉을 제안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학별 '부익부 빈익빈' 현상도 심화됐다. 수도권 소재 B대학 총장은 “AI 관련 교수를 모집 중이지만 중위권 대학에 오려는 전문가가 한 명도 없다”며 “그나마 명문대는 대학 간판을 보고 오지만 나머지 대학은 학생을 가르칠 교수가 없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차상균 서울대 빅데이터 연구원장은 “서울대도 쉽지 않지만 나머지 대학에서 AI 전문 인력을 구하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AI 전문 인력에 대한 정확한 통계 자료도 없다. 캐나다 인공지능 전문기업 엘리먼트AI가 구인구직 서비스 링크드인과 관련 학회, 콘퍼런스 연사 명단을 기반으로 발표한 것 정도다. 엘리먼트AI에 따르면 한국의 AI 전문가는 168명(2017년 말)이다. 분석 대상 15개국 중 14위다. 1위 미국(1만295명), 2위 중국(2525명)에 한참 못 미친다.

심각성을 느낀 과기정통부는 연말 국내 AI 전문 인력을 조사한다. 과기부 관계자는 “현재 국내 AI 인력 수치는 링크드인 등을 기반으로 조사했기 때문에 정확한 자료로 보기는 어렵다”며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위해 올해 말 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국내 AI 수요는 폭발적이다. 올 초 과기정통부가 지원하는 AI대학원에 선정된 KAIST, 고려대, 성대는 입학 경쟁률이 5~8:1에 달했다.

AI 교육인력 부족이 국가 산업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차상균 원장은 “AI 전문 인력을 구하지 못하면 곧 기업의 위기로 이어진다”고 우려했다.

대학에서 배출한 AI 인재가 기업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고리가 끊어지기 때문이다.

C대학 총장은 “AI인력을 구하지 못하는 것은 대학의 위기 뿐 아니라 국가, 기업의 위기”라며 “정부가 AI대학원 지정만 할 것이 아니라 산업계 전문가가 대학에서 AI를 가르치는 겸임교수 활성화 방안 등 인력 문제도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지연기자 now21@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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