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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ESS 화재 조사 마무리…조사위가 밝힌 원인 살펴보니

발행일2019.06.11 14:06

①전기적 충격에 대한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 ②운영환경 관리 미흡 ③설치 부주의 ④통합보호·관리체계 미흡.

산업통상자원부는 11일 '민관합동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 위원회'가 실시한 ESS 화재사고 원인 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지난 2017년 8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전국적으로 총 23건 발생한 ESS 화재사고 원인이 총 네 가지로 특정했다.

전기, 배터리, 화재 등 관련 분야에서 학계, 연구소, 시험인증기관, 소방전문기관, 정부 등 19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ESS 화재사고 원인조사위원회는 1월 3일 첫 회의를 시작한 이후 약 5개월 여에 걸쳐 조사활동을 실시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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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은 지락이나 단락에 의한 과전압·과전류 등 전기적 충격이 배터리 시스템에 유입될 때 배터리 보호체계인 랙 퓨즈가 단락전류를 차단하지 못하고 이로 인해 성능이 저하된 직류접촉기가 폭발해 배터리보호장치 내에 버스바와 배터리보호장치 외함에서 2차 단락 사고가 발생하면서 배터리 화재를 야기한 경우다.

'운영환경관리 미흡'으로 분류된 사고의 경우, 산지나 해안가에 설치된 ESS가 큰 일교차로 인한 결로와 다량의 먼지 등에 노출되기 쉬운 열악한 환경에서 운영돼 배터리 모듈내에 결로의 생성과 건조가 반복되면서 먼지가 눌러 붙고 이로 인해 셀과 모듈 외함간 접지부분에서 절연이 파괴돼 화재가 발생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배터리 보관불량, 오결선 등 'ESS 설치 부주의'에 따른 화재가 발생하기도 했다. '통합보호·관리체계 미흡'도 문제로 지적됐다. 제작주체가 다른 에너지관리시스템(EMS)·전력관리시스템(PMS)·배터리관리시스템(BMS)이 시스템통합(SI) 업체 주도로 유기적으로 운영되지 못한 것이 문제로 꼽혔다.

조사위는 당초 '배터리 시스템 결함'을 화재 원인 중 하나로 추정하고 조사를 진행해왔다. 다수의 사고가 특정 제조사 동일공장에서 비슷한 시기에 생산된 배터리를 사용한 것이 확인됨에 따라 셀 해체분석을 실시한 결과 일부 셀에서 극판접힘, 절단불량, 활물질 코팅 불량 등 제조 결함을 확인했다. 다만 이를 모사한 실증에서 배터리 발화로 이어질 수 있는 셀 내부단락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최종 조사 결과에는 '배터리 보호시스템 미흡'이 원인으로 포함됐다.

다만 이번 조사 결과를 두고 관련 업계에서는 화재로 이어지는 메커니즘이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가동 중인 ESS는 물론이고 향후 설치되는 ESS에서 계속해 화재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박철완 서정대 교수는 “이번 조사 결과는 ESS 시스템에 대한 전기적 충격이나 환경 열화로 인한 화재 가능성을 경우의 수로 체크한 것에 불과하고 발화 조건이나 화재 요인과 관련성은 미흡하고 비약이 많다”면서 “소방방재 측면에서는 과하다 할 정도로 양은 방대하나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조사 결과 전체 23건의 화재사고 중 14건이 충전완료 후 대기 중에 발생한 만큼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 위험성이 지나치게 축소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ESS 운영사가 효율을 높이기 위해 SOC(State Of Charge·충전 상태) 기준을 전체 용량의 5~95% 수준으로 무리하게 운영하면서 과충전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는 지적은 그동안 계속해 나왔다.

한 업계 관계자는 “ESS처럼 수백개 셀을 한꺼번에 쓰는 시스템의 경우 셀마다 다른 내부저항으로 인해 전압이 달라지는 문제가 있는데 효율을 높이기 위해 SOC를 무리하게 운영하다보면 셀밸런싱 과정에서 과충전으로 인한 열폭주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면서 “과충전으로 인한 화재를 막기 위해서는 방전심도(DOD:Depth of Discharge)를 70% 수준으로 제한해서 사용해야 안전하지만 효율과 보상이 얽힌 문제로 공론화되지 못하고 있어 안전조치를 한다고 해도 결국 화재가 재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조사위는 과충전에 따른 화재 위험을 그리 크지 않게 보고 있다. 다만 만일의 사태를 막기 위해 안전대책 중 하나로 배터리 만충 후 추가충전을 금지하는 소프트웨어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조사위 관계자는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추가충전을 운영한 데가 있는데 이는 직접 화재원인으로 볼 수는 없지만 매우 위험한 행위일 수 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서 “완충에 관한 부분은 추정원인으로 있었지만 실제 확인 결과 굉장히 일부이기 때문에 직접적인 원인으로 적시하지 않았고 보편적 사례가 아니기 때문에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정현정 배터리/부품 전문기자 iam@etnews.com, 최재필기자 jpchoi@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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