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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자성 물질에서 비대칭적 상호작용에 의한 자화 방향이 존재하는 것을 구명했다. 기존의 이진법을 뛰어넘어 더 빠르고 데이터 용량이 더 큰 신개념의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정명화 서강대 교수 연구팀이 자성 물질 사이에 숨겨진 자기적 상호작용을 구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성과는 재료 분야 최상위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최근 실렸다.

연구팀은 자성 물질에서 대칭적 상호작용에 의한 두 가지 자화 방향(동일·반대 방향)뿐만 아니라 비대칭적 상호작용에 의한 자화 방향도 있음을 발견했다. 자화는 물체가 자성을 띠는 현상을 말한다.

연구팀은 이를 규명하기 위해 수직 자화를 띠는 Co/Pt 단일층, 다층 박막을 제작해 수직 방향 자화를 측정했다. 다층 박막에서 대칭적 수직 자화 곡선이 비대칭적 자화 곡선으로 변모했다. 3차원 스핀 구조에 정보를 저장함으로써 자성 메모리의 속도와 용량을 크게 개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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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칭 층간 상호작용에 대한 모식도 (a) 자성 박막의 단일층 및 다층 단위에서 보이는 비대칭 상호작용의 모식도. (b) 두 자성층의 스핀 방향이 서로 평행한 상태와 반평행한 상태에 수평 방향의 자기장에 의해 변화하는 스핀 상태의 모식도. (c) 실험 방법에 대한 모식도.

연구에서 밝혀진 비대칭적 상호작용은 두 자성 물질 사이에 있는 비자성 물질에 의해 대칭성이 사라지면서 발생했다. 자성 물질 종류와 무관하게 재현된다. 두 자성 물질 사이에 숨겨진 새로운 자기적 상호작용을 밝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비대칭적 자기 상호작용을 이용하면 자성 물질에서 동일·반대 방향 대칭적 스핀 구조뿐만 아니라 특이한 비대칭적 스핀 구조를 구성할 수 있다. 자성 물질 사이의 비대칭적 상호작용을 이용해 안정적인 3차원 특이 스핀 구조를 구성하고, 이를 자성 기반의 메모리 소자에 적용한다. 0과 1의 이진법을 뛰어넘어 고집적·저전력 차세대 스핀트로닉스 소자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 스핀 상태를 결정하는 자기적 상호작용은 일반적으로 대칭 형태로 발생한다. 두 개의 서로 다른 자성층 사이에 있는 비자성층에 의해 자화 방향이 평행 또는 반평행 상태로 교차한다. 비대칭적 상호작용은 전력·용량 면에서 효율적 디바이스를 가능하게 할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기존 연구에서 비대칭적 상호작용은 단일 자성 물질에 국한돼 보고됐다. 자성 물질 사이의 비대칭적 상호작용을 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교수는 “자성 박막 사이에 존재하는 새로운 자기적 상호작용을 밝혔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메모리 소자의 저장 용량 한계를 극복하고 자성 소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새로운 형태의 자성 메모리 소자 디자인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