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창업 생태계가 변화하고 있다. 초기 창업자 등 선발 및 투자, 전문 보육을 주요 업무로 하는 창업기획자, 일명 '액셀러레이터'가 200개를 넘었다는 소식이다. 정부가 액셀러레이터에 대한 명확한 법적 정의와 등록 요건 등을 정의한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안을 시행한 지 2년 5개월만이다. 유니콘 기업 산실로 불리는 액셀러레이터의 양적 확대는 튼튼한 창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출발점이다. 이 같은 정책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액셀러레이터가 주도하는 창업 생태계는 유니콘 기업 탄생의 필수요건이다. 스타트업에 대한 초기 투자와 집중 보육을 통해 창업 실패율을 낮추고 후속투자를 이끄는 핵심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히 창업 공간이나 설비, 업무 보조 등 하드웨어 중심으로 창업을 지원하는 인큐베이터와 달리 창업 지식과 경험, 노하우 등을 전달하는 소프트웨어 중심 육성 방식이 강점이다.

세계서 가장 많은 유니콘 기업을 배출한 미국의 저력도 창업 기획자들이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대표 유니콘 기업으로 평가받는 우버, 에어비앤비, 드롭박스 등도 2005년 설립된 대표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의 측면 지원이 큰 역할을 했다.

이제 액셀러레이터 양적 확대를 넘어 질적인 변화를 도모해야 할 시점이다. 스타트업이 죽음의 계곡을 넘어 글로벌 수준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액셀러레이터의 투자 기능 강화가 시급하다. 개인투자조합을 통한 전체 투자금액이 2017년 163억원에서 2018년 491억원으로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역부족이라는 진단이 나온다. 정부가 벤처투자촉진법을 통해 액셀러레이터가 더 큰 규모의 펀드를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배경이다.

우리나라도 번듯한 유니콘 기업을 배출해야 일자리 창출은 물론 산업구조 재편이라는 과제를 달성할 수 있다. 한국형 액셀러레이터를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정책 설계와 국회 차원의 입법 논의가 뒤따라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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