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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스콘, 中 반도체 공장 건립 본격화…韓 장비·소재도 소싱 나서

발행일2019.06.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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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인 대만 폭스콘(홍하이그룹)이 반도체 사업 진출에 본격 착수했다.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 사업을 위해 제조에 필요한 장비, 부품, 소재 확보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협력 대상에는 한국 기업도 포함됐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은 중국 주하이시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기 위해 장비, 부품, 소재 소싱에 착수했다.

폭스콘은 컨설팅 업체를 앞세워 지난 3월부터 국내외 반도체 업체 관계자 60여곳에 사업 협력을 제안했다. 대상 기업을 중국 선전으로 초청해 폭스콘이 추진 중인 반도체 프로젝트를 설명하며 계약을 추진 중이다.

업계에 따르면 폭스콘은 총 10조원을 투자, 내년 가동을 목표로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세울 계획인 것으로 파악됐다.

폭스콘은 이 공장에서 초기 10~15나노급 시스템반도체를 양산해 자사가 만드는 스마트폰이나 TV에 탑재하고 반도체 설계업체(팹리스)로부터 주문을 받아 대신 생산하는 파운드리 사업도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과 이미 계약을 마친 국내 업체도 있는 것으로 안다”며 “여러 회사들과 조율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폭스콘은 전자기기를 위탁 생산하면서 세계적 기업이 됐다. 애플 아이폰을 비롯해 아마존 킨들,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소프트뱅크 로봇 페퍼 등을 모두 폭스콘이 만든다. 대만 회사지만 중국의 값싼 노동력에 주목해 일찍이 중국 본토에 진출, 성공을 거뒀다. 중국이 '세계의 공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폭스콘은 변신을 시도 중이다. 위탁생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자체 제조 사업을 확장하기 시작했다. 2009년 세계 액정표시장치(LCD) 4위 업체인 대만 치메이를 인수했고 2016년에는 일본 샤프도 사들였다.

폭스콘은 이때부터 국내 전자부품 업계 경쟁사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실제 폭스콘은 샤프 인수 후 삼성전자에 공급하던 LCD 패널 공급을 갑자기 중단하며 삼성을 곤란에 빠뜨리기도 했다.

폭스콘은 디스플레이에 이어 반도체 분야에서도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한국 기업과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를 포함한 시스템반도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육성 중인 분야다.

특히 폭스콘은 도시바 메모리 반도체 사업 인수에도 뛰어든 전례가 있어 시스템반도체를 넘어 메모리반도체로 영토를 확장할지 주목된다. 폭스콘은 2017년 애플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일본 도시바 낸드플래시 메모리 사업 인수를 시도했지만 기술 유출을 우려한 일본 정부의 강력한 반대로 무산됐다. 도시바 인수 실패 후 선언한 게 반도체 직접 제조다. 폭스콘은 반도체 사업 진출 계획 단계를 넘어 구체적 실행에 돌입한 것으로 해석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폭스콘이 도시바 메모리 인수와 같이 M&A를 하지 않고서는 메모리 분야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그러나 파운드리는 장비 구매에 제약이 없고 중국과의 협력 가능성도 열려 있어 파장이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중 무역분쟁에도 불구하고 폭스콘이 중국을 반도체 생산기지로 점찍은 건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이 '친중인사'면서 트럼프 정부와 가깝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궈 회장은 지난 5월 미국 위스콘신 LCD 투자를 약속하면서 백악관을 방문해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다.

폭스콘 반도체 공장 설립을 돕는 컨설팅 회사는 진세미로 파악됐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출신인 최진석 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최진석 사장은 '생산 공정의 달인'으로 평가 받는 반도체 전문가다. 진세미는 폭스콘 반도체 공장 설립과 운영 전반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궈타이밍 폭스콘 회장은 평소 '타도 삼성'을 외치던 인물이다. 2012년에는 주주총회에서 “일본과 손잡고 5년안에 삼성전자를 꺾겠다”면서 “일본은 한국과 다르게 뒤통수를 치지 않는다”고 발언했다. “배신자 삼성을 무너뜨리는 게 내 인생 목표”라는 말도 했다.

윤건일 전자/부품 전문기자 benyun@etnews.com,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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