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차 시장이 올해 들어 다섯 달째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재고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 영향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5월 국내에 신규 등록된 수입차는 8만9928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0% 감소했다. 브랜드별로는 1위 벤츠가 2만6484대로 전년 동기 대비 23.9% 줄었고, 2위 BMW는 1만4674대로 51.7%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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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수입차 전시장 전경. (전자신문 DB)

다만 전년보다 물량 수급이 원활했던 렉서스, 혼다, MINI, 볼보 등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렉서스는 7070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7% 증가했고, 혼다는 4883대로 104.1% 늘었다. MINI는 3804대로 8.3%, 볼보는 4354대로 25.8% 각각 판매를 늘렸다.

재규어와 랜드로버는 올해 판매 감소 폭이 가장 큰 브랜드다. 재규어는 753대를 판매해 전년 동기 대비 60.5% 줄었고, 랜드로버는 3587대로 26.5% 감소했다. 아우디와 폭스바겐도 여전히 영업 정상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달 0대였던 폭스바겐은 이달 아테온 물량 수급으로 756대를 판매하며 10위권에 진입했지만, 누적 판매는 1147대에 그쳤다. 아우디 두 달째 판매가 전무한 상황이다.

이처럼 수입차 판매가 좀처럼 회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이 가장 원인이다. 일부 인기 차종은 글로벌 시장에서도 수요가 높아 국내에 배정 물량이 크게 부족하다. 최근 시행된 배출가스 규제 강화도 신차 출시를 늦추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물량 부족과 인증 지연 여파가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올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수입차 시장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한다. 남은 하반기 판매 회복에 성공하더라도 전년 수준 성장률은 달성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각 업체가 하반기를 목표로 다양한 신차 출시를 예고하고 있지만, 세계적인 물량 부족 현상과 국내 인증 강화 등의 영향으로 자꾸 일정이 늦어지고 있고 있다”면서 “전년 수준으로 수입차 판매가 회복되려면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치연 자동차 전문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