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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대세가 된 '유튜브 정치'…의원도, 정당도 '올인'

발행일2019.06.04 11:05
Photo Image<ⓒ게티이미지뱅크>

'여의도 정치'라는 말이 있다. 국회가 자리한 여의도가 우리나라 정치의 중심이라는 뜻만은 아니다. 여의도에서 정치를 해야 대권으로 나아갈 수 있다는 숨은 뜻도 있다. 매번 유력한 대권 후보로 거론되는 수많은 광역단체장의 아킬레스건은 '여의도 정치', 즉 중앙 정치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곤 했다. 여의도에서 여야는 낮에는 보란 듯이 싸우고, 밤엔 남몰래 회포를 풀었다. 큰 정치를 하려면 여의도가 가야한다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었다.

상황은 변했다. 어느새 국민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인터넷 플랫폼 중의 하나가 된 '유튜브'가 우리 정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메인' 무대로 등장한 것이다. 5G 시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우리나라 통신망 덕분일까. 유튜브는 어른들의 오락거리인 '정치'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각각 보수와 진보를 대표하는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의 'TV홍카콜라'와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알릴레오'가 첫 공동 방송까지 추진했다. 두 방송의 구독자 수는 100만명에 달한다. 불붙은 '유튜브 정치'에 기름을 부은 셈이다.

◇지지층을 위한 방송

국회의원 등 정치인의 주요 무대는 여의도였다. 이곳에서 활동해야 주류 언론인 신문과 방송에 이름과 얼굴이 한 번이라도 더 나왔다. 유권자인 국민은 언론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정치인의 생각과 반응, 그리고 계획을 알 수 있었다.

정치인은 자신의 부고 빼고는 뭐든 이름을 알릴수록 좋다고 했다. 지금도 여의도, 신문, 방송은 우리나라 정치의 주류 플랫폼이다. 무게감이 남다르다.

그렇다면 정치인은 왜 앞 다퉈 유튜브 방송을 개설할까. 주류 언론에선 말하지 못한, 혹은 걸러진 지지층만을 위한 이야기를 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경기광명을)은 '유튜브 여전사'로 불린다. 여의도 정치권에서 대표적인 이슈메이커인 이 의원은 유튜브를 가장 잘 활용하는 정치인 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때인 2012년 유튜브 방송을 개설했다. 최근 1~2년 사이에는 유튜브에 집중하고 있다. 구독자 수만 22만명에 누적조회 수는 1618만4481회에 이른다. 유튜브에서 구독자수 20만명이 넘으면 선물하는 실버버튼도 받았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구독자는 50대가 가장 많지만, 20~30대도 30% 정도 된다”고 전했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성남분당을)도 이달 3일 '증권맨 김병욱의 경제이야기'를 새롭게 시작했다. 2013년 유튜브에 '김병욱TV'를 개설했으나 그동안은 '가입' 상태였다. 증권전문가 경력을 살려 '경제'로 유권자 곁으로 다가가겠다는 각오다.

김 의원은 여의도 입성 전 증권계에 몸담았던 '증권맨' 출신이다. 현재도 공정거래위원회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등을 소관기관으로 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대표 '금융통'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그동안에도 유튜브 방송을 제대로 시작해보자는 의견이 많았다”며 “최근 증권거래세가 화두에 오른 만큼 23년 만에 인하되는 증권거래세 인하 정책에 대한 의미 등을 알리고자 2주에 1번 꼴로 방송을 시작하게 됐다”고 전했다.

여당 소속으로 가장 많은 구독자(5만7000명)를 보유한 박용진 민주당 의원(서울강북을)은 자신의 강점인 교육개혁 콘텐츠는 물론 재벌개혁과 경제민주화, 국회 내 소소한 일상, 출연했던 방송 등을 모두 편집해 제공한다. 후원금 모집 영상과 출근길 인사를 업로드하고 일반 방송처럼 예고편도 내보낸다. 박 의원은 “지지자와 쌓은 신뢰가 구독자로 나타나고 구독자는 또다른 정치활동의 발판이 된다는 점에서 유튜브는 '정치 아지트'”라고 말했다.

◇당에서도 적극 추천

유튜브는 주류 언론, 방송과 달리 자신이 원하는 콘텐츠를 직접 찾아 봐야 한다. 유튜브 자체적으로 추천 기능을 제공하지만 부가 서비스다. 박 의원 말처럼 정치인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가 많다는 것은 지지층이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다.

당에서도 의원에게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한다. 한국당이 대표적이다. 최근 소속 의원 전원에게 의무적으로 유튜브 활동을 하도록 했다. 총선 대비용이다. SNS 역량 평가에 유튜브 채널도 들여다본다.

사실 한국당은 원내 교섭단체 3당 중 가장 먼저 당의 유튜브 채널을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 2012년 2월 12일 '오른소리'를 개설했다. 9만9392명이 구독 중이다. 누적 조회수는 2000만을 넘었다. 당내 소식과 시사토론, 의원 동정, 정책 영상 등 4000여개 영상을 업로드했다.

민주당과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에 비해 늦었다. 여당인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29일 '씀'을 개설했다. 구독자는 4만6635명으로 한국당의 절반을 넘어서는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정부여당의 주요정책과 야당의 정치공세 방어 등이 주요 콘텐츠다.

바른미래당은 민주당보다 약 8개월 빨랐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과 함께 시작했다. 구독자는 4000여명에 그친다. 바른미래당 역시 당내 소식, 토크쇼, 의원 동정, 정책 영상 등을 제공한다.

전문가들은 여의도에 들이닥친 유튜브 열풍에 대해 '소통 창구'의 변화라고 진단한다.

박상철 경기대 교수는 “정치인도 대중의 인기를 먹고 사는 사람들”이라며 “기존 주류 언론에서 보여 온 딱딱한 이미지에서 탈피해 지지층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면서도 주요 현안에 대해 자신의 주장을 널리 알릴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유튜브 정치 성장세는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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