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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주파수 비수기'에 주파수 전쟁? 전파법 개정 앞두고 이통사 수싸움

발행일2019.06.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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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파수 이용기간 만료를 앞두고 '2019 주파수 전쟁'이 불붙었다. 이동통신사가 보유한 주파수 80%(5G 제외) 이용기간이 2021년 종료된다.

정부가 전파법 완전 개정을 준비하고 있어 이통사는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 방식을 유리하게 변경하려는 행보를 구체화하고 있다. 수천억원이 좌우되는 이슈라, 정부와 이통사 모두 물러서기 어려울 전망이다.

◇정중동

올해 예정된 주파수 경매 혹은 재할당 계획은 없다. 주파수 '비수기'다. 하지만 이통사는 정부 주파수 정책을 예의주시하며 물밑 작업을 펼치고 있다.

이통사의 이 같은 행보는 주파수 정책이 대폭 변경되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00년 이후 19년 만에 전파법 전면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정부 전파법 개정안에 이통사가 이해관계를 최대한 반영하려는 이유다.

정부가 주파수 정책에 변화를 예고한 이유는 5세대(5G) 이동통신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과기정통부는 5년마다 수립하는 전파분야 최상위 계획 '제3차 전파진흥기본계획'을 1월 발표하며 '새로운 전파제도로 전면 재설계하는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주파수 이용기간이 2021년 동시에 종료되는 것도 이통사가 수면 아래에서 분주한 이유다.

이통 3사가 보유한 2G~4G 주파수 410㎒폭 가운데 80%인 330㎒폭 이용기간이 2021년 이내 만료된다. 주파수를 기존 사용자에게 재할당하거나 경매를 해야 하기 때문에 '할당대가'를 어떻게 산정하느냐에 따라 이통사 지출과 경쟁 구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통사 관계자는 “2021년은 5G 인프라 투자가 집중 이뤄지는 시기”라면서 “추가 성장이 어려운 2G~4G 시장에 또다시 대규모 투자를 하는 것은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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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쟁점은 '재할당 대가'

이통3사는 재할당 때 과거 경매 낙찰가를 반영하지 말아 달라고 과기정통부에 공동건의했다. 전파법 시행령 제14조에서는 동일·유사 대역 주파수를 경매한 적이 있으면 이 낙찰가를 고려해 재할당 주파수 가격을 산정하도록 했다.

이통사는 문제를 제기했다. 3G 혹은 4G는 가입자가 이탈하면서 시장 규모가 줄 것으로 예상되는데, 경매 과열 당시 가격을 반영하는 게 부당하다는 것이다.

아직 사용자가 많은 롱텀에벌루션(LTE) 주파수는 재할당 가능성이 높아 이 규정이 중요하다. 특히 과거 경매가가 급등했던 1.8㎓ 대역에 관심이 집중된다.

SK텔레콤은 2011년 국내 첫 주파수 경매에서 1.8㎓ 대역 20㎒폭을 최저경쟁가격(4455억원)보다 갑절 비싼 9950억원에 확보했다.

KT는 2013년 광대역화에 유리한 1.8㎓ 대역 15㎒폭을 최저경쟁가격(2888억원)보다 세 배 이상 비싼 9001억원에 낙찰받았다. 이 대역에 이미 주파수를 보유했던 KT는 LTE 광대역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반드시 이 대역을 추가로 차지해야만 했다. 경매가가 폭등한 이유다.

이통사는 과거 경매가보다 실제 매출을 반영, 재할당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3G와 4G 모두 실제 매출 산정이 가능한 만큼 매출을 기반으로 주파수 재할당 대가를 산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재할당 대가 산정 때 낙찰가를 고려하는 규정을 바꾸려면 전파법 시행령 제14조를 개정해야 한다.

◇경매에 매출 연동···격론 예상

경매를 통한 주파수 할당대가 산정과 관련해서는 이통사 간 입장이 엇갈린다. 2021년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주파수 가운데는 경매가 예상되는 폭도 상당하다.

주파수 경매는 최저경쟁가격을 산정하고 그 가격부터 경매를 시작하는데, 최저경쟁가격을 어떻게 산정하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KT와 LG유플러스는 주파수 경매 때 이통 3사가 동일한 가격으로 경쟁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다. 매출이 많은 사업자가 할당대가를 더 지불하는 방식으로 제도를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SK텔레콤은 이 같은 방식이 주파수 경매 제도 근본 취지를 오해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주파수 경매제는 시장원리에 따라 가격을 매김으로써 주파수 분배를 효율적으로 하자는 것”이라면서 “인위적으로 매출과 연동한다면 주파수 분배 비효율이 발생해 경매제 취지와 어긋난다”고 밝혔다.

주파수 경매 시 최저경쟁가격에 실제 매출을 포함하기 위해서는 전파법 제11조를 개정해야 한다. '예상되는 매출액'이라는 문구를 '발생하는 매출액'으로 바꾸는 게 핵심이다.

과기정통부는 조만간 전파법 개정안을 공개하고 의견 수렴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파법상 2021년 6월 이용기간이 만료되는 주파수를 재할당하거나 경매하기 위해서는 1년 전인 2020년 6월까지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

따라서 이통사는 전파법 개정안에 각사 의견이 반영되지 않으면 앞으로 수년간 기회가 없을 것으로 보고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다.

할당대가 산정 방식을 바꾸면 자칫 세수가 줄어들 수 있어 정부는 신중한 입장이다. 과거 경매 낙찰가를 고려하지 않으면 재할당 대가는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반면 매출 연동 방식은 매출이 많은 사업자가 대가를 더 내고 적은 사업자는 덜 냄으로써 전체 주파수 할당대가는 동일하거나 오히려 더 많아질 수도 있다. 10년간 약 3000억원이 늘 수 있다는 추정도 나온다.

프랑스가 이 같은 방식의 주파수 경매제를 이용해 사업자 간 매출·수익 불균형을 바로잡고 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주파수 적정가치를 분명히 환수해야 한다는 원칙은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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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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