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기술자 등급별 평균임금 발표 여부를 두고 업계가 이견을 보인다. 일각에서 올해 8월부터 직무별 임금만을 발표하기로 한 결정 시기를 유예해달라고 요청하는 등 평균임금 발표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운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SW산업협회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8일 'SW기술자 평균임금 공표 체계 개편 찬반토론'을 진행한다.
SW기술자 평균임금은 해마다 8월께 SW산업협회가 조사해 발표한다. 그동안 SW기술자 평균임금은 △초급 △중급 △고급 △특급 등 등급별로 평균 임금을 발표했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등급별 임금 외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기반 IT역량체계(ITSQF)에 따른 직무별 평균임금을 함께 공표했다. △IT기획자 △데이터분석가 △SW아키텍트 △임베디드SW 개발자 등 SW기술자 직무별로 일·월·시간 평균임금을 발표했다.
협회는 올해부터 직무별 평균임금만 발표한다. 등급별 평균임금은 별도로 발표하지 않는다. 2012년 SW 기술자 등급제가 폐지된 후 시장에 제도가 안착하기 위한 방편이다.
SW 기술자 등급제 폐지는 획일화된 등급이 아닌 개발자 능력과 경력에 따라 자유롭게 인건비를 책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SW사업대가를 확정하기 위해 추진됐다. SW산업협회가 발표하는 평균임금은 발주기관이나 기업이 사업비를 책정할 때 인건비 근거로 사용하는 자료다. SW 기술자 등급제 폐지에 따라 평균임금도 등급별이 아닌 별도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이에 따라 협회는 등급 대신 직무별 임금체계를 개발, 발표했다. 지난해 등급제와 병행하며 시범 기간을 거쳐 올해부터 직무별 임금체계만 발표하기로 한 것이다.
일부 정보기술(IT)서비스 기업 중심으로 직무별과 등급별 평균임금을 내년까지 병행 발표해 달라고 요구한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병행 도입해보니 현장 발주자는 여전히 등급별을 선호하고 직무별은 이해도가 낮았다”면서 “SW 기술자 등급제 폐지에는 전적으로 공감하지만 현장 혼선을 줄이기 위해 1∼2년간 등급별 평균임금 발표도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직무별 임금이 현실에서 맞지 않는 측면이 있다”면서 “더 다양한 직무를 반영하고 직무별로도 능력에 따라 임금을 달리하는 등 보완이 필요하다. 당장 시행하면 시장에 혼란을 주는 만큼 1년 정도 업계와 함께 직무별 체계를 보완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부터 등급별 평균임금 발표를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기존대로 직무별 평균임금만 발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SW 업체 대표는 “SW 등급제가 폐지된 지 7년 지났는데도 여전히 현장에서 등급제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등급별 평균임금 등이 계속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이미 지난 1년간 두 임금 체계를 병행하면서 개선, 보완 시기를 거친 만큼 예정대로 올해부터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관계자는 “1∼2년간 유예 기간을 준다고 현장에서 등급제 대신 직무별 임금체계를 도입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초반 혼선이 있더라도 계획대로 올해부터 시행해야 직무별 임금체계 필요성을 발주자가 빠르게 인식하고 개선도 탄력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와 과기부는 28일 개최하는 회의에서 업계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방향 등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김지선 SW 전문기자 riv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