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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은 '세계 측정의 날'이다. 1875년 5월 20일 체결된 미터협약을 기념해 각 나라의 측정표준 기관에서 단위와 측정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제정됐다. 측정의 날을 기준으로 144년 만에 질량 단위 킬로그램(㎏), 전류 단위 암페어(A), 온도 단위 켈빈(K), 물질의 양 단위 몰(mol) 등 4개 단위의 표준 기준이 바뀌었다. 정확한 측정을 위해 단위를 재정의한 것이다. 첨단 과학 발전을 위해서는 정확한 측정이 요구되지만 단위를 정의하기 위해 만든 물체가 미세하게 변하는 등 국제단위계가 불완전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좀 더 정확한 측정을 위해 지금보다 안정적인 기준으로 4개 단위를 정의했다.

이날 한국표준과학연구원에서는 '불변 기준으로 재탄생한 국제 단위계'를 주제로 다채로운 행사가 열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비롯해 국가기술표준원, 표준과학연구원 등 관련 기관이 참가했다. 문미옥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단위를 새롭게 정의하고 구현할 수 있는 기술력 확보가 과학기술 선진국을 위한 근본 요소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나라 측정 표준과 측정 과학이 세계무대에서 인정받을 수 있도록 정부도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첨단 과학에서 측정과 표준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얼마나 정확한 기준에서 실험하고, 실험으로 나온 결과를 누가 먼저 표준으로 정하느냐에 따라 산업과 시장 지형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요성을 알지만 이를 주도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측정은 순수 기초과학 영역이고, 표준은 기술 경쟁력이 없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분야다. 기술 자체가 고도화될수록 기초과학에 따라 경쟁력이 갈리고, 시장이 성숙될수록 표준에 따라 승부가 판가름난다. 국내도 구호 차원의 표준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민·관이 힘을 모아야 한다. 표준은 특히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 융합이 화두인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표준 확보 없는 시장 선도는 불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