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창 열기 / 닫기
닫기

[ET단상]주상절리를 품고 달리는 수소산악열차, 세계를 감동시키자

발행일2019.05.15 13:29
Photo Image<이재영 GIST 교수.>

완벽함을 산 정상에서 볼 수 있다고 상상한 적은 없었다. 30년 전 과거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완벽한 육각형의 모습은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었고, 언제나 항상 같은 장소에서만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무등산 정상에 완벽함의 수로 이뤄진 주상절리가 있다고 알게 되면서 당황했지만 이내 경이로운 모습을 볼 수 있음에 언제나 고마워하고 있다.

스위스의 아름다운 호수 도시 루체른에는 필라투스 산이 있다. 세상에서 기울기가 가장 가파른 48도의 산악열차로 정상에 도달할 수 있어 상상 이상의 짜릿한 경관 속 경험을 할 수 있다. 우리에게는 무등산이 있다. 지난해 4월 12일 세계 137번째로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인증 받은 무등산도 우리 모두에게 색다른 산 속 주상절리의 아름다움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트레킹을 하며 차분하게 접근할 수도 있고 자동차로도 오를 수 있겠지만 이것 때문에라도 가고 싶은 이유가 생길 수 있다면 더욱 좋지 않을까.

무등산 정상에 위치한 완벽함을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꿈을 품을 것이고, 다다르기 위해 여러 방법을 고민할 것이다. 산에 오르는 행복함을 느끼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는 이도 있고, 산등성이의 풍경을 만끽하면서 케이블카 같은 문명 기기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모든 사람이 세밀한 산 속 모습을 즐기면서 주상절리 앞에 위치할 방법은 무엇일까. 과학기술자로서 곰곰이 생각해 봤고, 그 대답을 찾을 수 있었다.

1974년에 '맹물로 가는 자동차'라는 영화가 상영된 적이 있다. 황당할 수 있지만 과학 기술로는 이미 약 200년 전부터 가능한 사실이었다. 물은 산소와 수소로 구성돼 있으며, 수소는 18세기 말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물을 전기로 분해해 생산했다. 수소를 연료전지라고 하는 반응기에 넣어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일은 19세기 초에 이미 영국에서 이뤄졌다.

필자는 최근 가족과 영화를 보다가 첫 장면 자막에서 친숙한 단어 '연료전지'를 발견하고선 혼자 미소를 지은 기억이 있다. 연료전지는 분명 현재의 우리 삶 속에 있다고 하기보다 영화에서처럼 아주 먼 미래의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미 수소 연료를 이용해 수소전기차라는 이동수단을 이용하고 있다. 분명하게 우리의 미래 삶 속에서 자주 등장할 것이고, 반드시 필요한 삶의 일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정부는 3개월 전에 수소경제사회 진입에 대한 비전과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발맞춰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도 수소 산업 육성에 공을 들이고 있다. 대외로도 한국과 일본은 다음 세대에 도래할 수소경제 시대를 대비해 연료전지 엔진을 장착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SUV) 수소전기차를 대중화하기 위해 무한 경쟁을 하고 있다. 반면에 자동차 나라 독일은 한발 더 나아가 수소전기열차를 운행하고 있다.

무등산 지질공원은 환경 보호·보존 등과 맞물려 산 정상까지의 접근로 문제로 여러 형태의 마찰을 빚고 있다. 유럽의 구도심 도로가 지금도 트램과 기존 엔진 차량을 공유하듯 무등산도 기존 도로를 활용해 친환경 수소산악철도가 달리게 하면 어떠할까. 수소산악철도는 남녀노소뿐만 아니라 관광 약자에게도 무등산의 비밀을 보여 줄 수 있는 좋은 수단이 될 수 있으며, 4년 후 유네스코 재인증 때 접근로 해결에 대한 환경 친화형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수소산악철도를 타고 무등산에 오르는 독특한 경험을 위해 세계 여행객들이 찾아올 날을 상상하니 벌써부터 뿌듯함에 가슴이 벅차다.

이밖에도 한국철도기술연구원이 2022년까지 개발 예정인 친환경 수소철도차량을 활용한 다양한 접근은 앞으로 지역 간 단선전철 건설, 내륙철도 건설, 광역철도망 구축 사업에도 활용될 수 있도록 지역의 관심과 지혜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등 직간접의 경제유발 효과를 기대해 본다.

이재영 광주과학기술원 지구·환경공학부 교수 jaeyoung@gist.ac.kr



주요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