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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법은 속지주의가 기본이다

발행일2019.05.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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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이 준거법 조항을 수정하고 있다. 기존에는 외국법에 따라 개인정보나 이용 약관을 준수했지만 점차 국내법으로 바꾸는 추세다. 넷플릭스는 홈페이지를 통해 '이용약관은 대한민국 법률 적용을 받고 그에 따라 해석된다'고 공지했다. 준거를 네덜란드법에서 한국법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보다 앞서 3월에는 구글과 페이스북이 '귀하의 거주지 재판 관할이나 법정지'로 준거법 조항을 수정했다. 이들 업체는 변경 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을 관할법원으로 지정했다.

준거법은 외국과 국내 이슈가 섞인 분쟁이 빚어졌을 때 어느 나라 법률에 따라 누가 재판할 지를 정하는 기준 법이다. 나라마다 재판에 적용할 법 규정이 달라서 분쟁 결과도 달라질 수 있는 핵심 요소다. 그동안 이들 기업은 국내에서 사업하지만 이용 약관 준거법 조항을 비상식적으로 적용했다. 국내에서 분쟁이 발생해도 각각 네덜란드·미국 법으로 재판을 해야 한다고 적시한 것이다. 대표적인 불공정 약관이었다. 상식선상에서 이해가 되지 않지만 법의 사각지대를 악용한 어처구니없는 일이 벌어졌다. 다행히 정부와 국회가 지속적으로 인터넷 기업 역차별 해소에 나서면서 비정상을 정상 상황으로 돌려놓았다.

법은 속지주의가 기본이다. 국가 내 모든 사람에 대해 국적을 불문하고 적용되는 게 법의 속성이다. 그럼에도 글로벌 기업이 이를 무시했다는 점은 그만큼 사각지대가 많음을 보여 준다. 국내 기업은 엄격한 법 규제를 받지만 외국 기업은 그렇지 않았다. 준거법뿐만 아니라 세금이나 사업 내용과의 관련에서도 여전히 역차별 논란으로 여론이 좋지 않다. 정부와 시민단체 노력 덕분에 많이 개선되긴 했지만 아직도 서버 같은 장비를 국내에 두지 않아 제재도 어렵고 과세 근거도 찾지 못하고 있다. 이 기회에 동일 사업, 동일 규제 원칙에 따라 외국 기업의 치외법권을 빙자한 행위를 발본색원해야 한다. 역차별도 문제지만 자칫 산업 생태계 조성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건전한 시장 경쟁에 악영향을 미쳐서 피해가 결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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