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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질 기술별 비교

일본과 중국이 차세대 방송 시장으로 꼽히는 8K 분야를 선점하기 위해 기술 개발은 물론이고, 8K 방송 조기 실시와 8K TV 마케팅 확대 등 전방위 공세를 펼치고 있다. 일본은 2020년, 중국은 2022년 초를 각각 8K 방송 개시 시점으로 정하고, 8K 분위기 조성에 들어갔다. 일본 가전 양판점에서는 8K TV를 메인 상품으로 마케팅하고 있다. 중국은 패널 업체들이 하반기부터 대형 8K 패널 양산에 들어가면 대대적으로 8K TV를 내놓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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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전 매장에서는 8K TV를 전면에 내세웠다.

◇도쿄 올림픽으로 반등 노리는 일본

일본은 전통적인 TV 강국이다. 하지만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시대로 넘어오면서 일본 TV 업계는 힘을 잃었다. 제품 성능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에 뒤졌고, 가격 경쟁력으로는 중국 업체에 밀렸다. 독자 기술 방식을 고수하고, 시장 흐름을 잘못 읽은 것 등이 패착이었다.

디지털 전환에서 한번 밀린 일본은 4K 시대를 앞두고 반전을 모색했다. 가장 먼저 4K 방송을 실시하며 주도권을 노렸지만, 이번에도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소니를 필두로 일본 TV 업체가 부활을 알렸다. 특히 프리미엄 시장에서 강세를 보인다.

이런 가운데 세계 최초 8K 방송을 앞세워 8K 시장 선점을 노린다. 2020년 도쿄 올림픽을 앞두고 지난해 12월 NHK가 위성방송을 통해 8K 방송을 시작했다. 8K 방송 개시와 함께 소니와 파나소닉은 8K TV에 힘을 싣고 있다. 일본은 방송기술과 장비 분야에서도 세계적인 기술력을 갖췄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TV 시장에서는 8K가 가장 뜨거운 이슈”라면서 “일본 업체들은 TV는 미래 가치를 보고 구매해야 하는데, 지금 TV를 구매한다면 8K를 선택해야한다고 마케팅한다”고 말했다.

◇8K 굴기 노리는 중국

중국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세계 TV 시장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TCL과 하이센스는 세계 TV 시장 점유율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에 이어 3, 4위를 오가고 있다. 스카이워스, 창홍, 콩카, 하이얼 등도 점유율을 꾸준히 높여왔다.

지금까지 중국 업체는 대부분 막대한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하지만 최근에는 해외 진출에 열을 올리고 있다. TCL은 2020년까지 유럽시장 3위 등극을 목표로 내걸기도 했다.

중국 TV 제조사는 이제 막 열리는 8K 시장을 TV 시장 영향력 확대 기회로 삼겠다는 포석이다. 제반 여건도 좋다.

중국은 2022년 2월 개막하는 베이징 동계 올림픽에 맞춰 8K 방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를 앞두고 대대적인 8K 홍보와 마케팅을 펼칠 것은 자명하다.

8K TV 판매를 위한 상황도 긍정적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내수 시장을 갖춘데다, 소비자 성향도 중대형 TV를 선호한다. 여기에 중국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업체들이 올해 하반기부터 10.5세대 이상 라인을 본격 가동하고, 8K 패널도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중국산 8K TV가 현재 시장에 있는 프리미엄 제품 대비 절반 이하 가격으로 나와 빠르게 점유율을 높일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도 대응 나서야

현재 8K TV 시장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곳은 한국, 중국, 일본 3국이다. 이 중 한국만 8K 방송 계획이 없는 것은 중장기적인 약점이 될 우려가 있다.

TV 제조사 관계자는 “8K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생태계가 갖춰져야 한다”면서 “방송장비, 수신할 수 있는 TV, 콘텐츠 업체, 스트리밍 서비스 등 다양하게 조화를 이뤄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관게자는 “최근에는 8K와 5G를 연계하는 시도 등도 활발한데, 이런 관점에서 국내 TV 제조사만 뛰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가 8K 방송을 조기에 하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이제 막 4K 방송을 시작한데다, 8K는 아직 표준이 완성되지 않았다. 차세대 압축기술인 VVC(H.266)도 내년에 국제표준이 나올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관계자는 “8K 국제표준이 만들어지는데 3년 정도 걸리고, 상용화까지는 5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방송사가 8K 콘텐츠를 제작하려면 제작비용이 급증하는 등 현 단계에선 비현실적이고, 콘텐츠 산업을 위한 원천기술 측면에서 접근하는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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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2019년형 QLED TV Q900R

권건호 전자산업 전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