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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적의 치료와 의료데이터 공유

발행일2019.05.14 00:00
Photo Image<이혜준 사이앱스 이사>

몸이 안 좋으면 무조건 아스피린을 먹던 시절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두통, 열감기, 콧물, 기침 등등 각종 증상에 맞는 약을 쓰는 것이 당연해졌다. 현대인에게 많이 나타나는 암도 같은 항암제를 쓰지 않는다. 암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하려면 개개인의 암의 종류와 상태에 맞는 치료법을 써야 한다.

그런데 각 환자의 상황은 모두가 다르다. Cancer Gene Census(CGC) 에 따르면 암을 일으킨다는 DNA 변이 종류만 해도 현재까지 발견된 것만 719개이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질병이 세분화되고 그에 따른 맞춤 치료가 강조될수록, 담당 의사가 모든 환자의 상황과 비슷한 질병을 모두 경험했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게다가 현대 의학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 그에 맞는 최적의 치료 옵션을 다 파악하는 것도 벅찬 일이 되었다.

의료 빅데이터는 수많은 환자의 데이터를 모아 일정한 패턴을 찾는 것이다. 데이터가 많으면 많을수록 다양한 케이스에 대한 정리가 가능하다. 예를 들어 희귀한 DNA 변이에 의한 암에 걸린 사람이 있거나 재발을 반복해 현재 치료법이 없는 재발암의 경우에는 비슷한 사례를 찾아 봐야 한다. 수많은 데이터 안에서 열 명이라도 찾아내 그 사람들의 치료 결과를 볼 수 있다면 희망이 없던 암환자에게 새로운 치료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Photo Image<이미지제공=게티이미지뱅크>

의료 빅데이터는 그 양과 질이 높을수록, 그 데이터를 분석하는 기술이 발달할수록, 그리고 분석한 결과를 임상적으로 효율적으로 적용할 수 있을수록 의미가 높아진다.

많은 양의 데이터 처리는 클라우드의 필요성으로 이어진다. 클라우드는 많은 양의 의료 데이터를 분석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새로운 분석기술이 나오거나 다른 데이터와 융합할 때에도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 들어, 한 병원의 의사 한명이 볼 수 있는 환자 케이스는 한정되어 있다. 그러나 이 케이스를 병원내에서 종합하고, 또한 다른 병원과의 데이터 교류를 하면 엄청난 데이터가 모이게 된다. 데이터가 클수록 환자 하나하나당 최적화된 맞춤 치료를 분석해낼 수 있다.

최근 신기술 대부분이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되고 있어 병원의 데이터를 새로 개발된 AI 기술을 사용해 분석해보고 싶을 때에도 클라우드에 데이터가 올라가 있으면 바로 최신기술 적용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 사회는 의료 개인정보에 대한 민감성을 이유로 클라우드를 이용해 여러 병원의 데이터를 모아 의미 있는 데이터베이스를 만드는 작업을 경계하고 있다. 그러나 그 누구도 대규모 빅데이터가 환자 개개인에 적합한 치료법을 제공하는데 획기적인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아스피린에서 각종 감기약으로 세분화되는 데에는 몇 십 년이 걸렸다. 빅데이터를 사용했더라면 그 기간은 몇 년, 몇 달로 단축됐을 것이다. 당장 생명연장이 필요한 환자들은 그 단축이 절실하다. 의료데이터 공유를 위한 제반 사항이 시급하게 갖춰져야 할 때이다.

이혜준 현 사이앱스 이사, 산부인과 전문의로 활동하다가 정밀의학데이터분석 기업 사이앱스에서 의료 빅데이터를 접목시켜 환자들에게 더 나은 치료법을 제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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