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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핫이슈]아프리카 돼지열병

발행일2019.05.11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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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가 아프리카 돼지열병(ASF:African Swine Fever)으로 비상이다. 지난해 8월 중국에서 발생한 후 순식간에 몽골과 베트남 등 주변국으로 확산하면서 위기감이 고조됐다. ASF가 무서운 것은 백신이 없는 치사율 100% 질병이기 때문이다. 빠른 전염성을 감안하면 국내 상륙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친숙하지 않던 ASF가 아시아 지역에 등장한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다. ASF는 1920년대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다. 이후 유럽, 남아메리카 등으로 번지기 시작해 1960년대 스페인, 포르투갈에서 창궐했다. 이 지역에서 ASF를 퇴치하는 데 30년 이상이 걸렸다. 이탈리아 사르디니아 섬은 지금도 때마다 ASF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ASF는 2007년 죠지아 공화국에 유입됐다. 이후 대다수 동유럽 국가에 풍토병으로 자리 잡은 뒤 지난해 8월 중국에 상륙했다. 이후 10개월 만에 중국 전역에 발병했고 최초 발병지로부터 2000㎞ 떨어진 지역까지 전파되면서 공포감을 더했다.

생각하기 싫지만 국내서 발병할 경우 피해규모가 막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피해규모를 예상하기 어렵지만 2010년 구제역과 최근 중국 사례를 감안하면 국내 돼지의 최대 30%가량이 살처분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온다. 피해규모는 1조원을 넘어설 수 있다는 관측이다. 국내 수급이 불안정해겠지만 중국이 수입량을 늘리기 때문에 우리나라가 편히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다.

다행히 ASF가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없다. 아직까진 ASF 바이러스가 거의 돼지과 동물만 감염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육돼지나 유럽과 아메리카대륙의 야생멧돼지가 자연숙주다. 아프리카 지역 야생돼지인 혹멧돼지, 숲돼지 등은 감염돼도 임상증상이 없어 아프리카돼지열병 바이러스 보균숙주 역할을 한다. 돼지 말고는 유일하게 물렁 진드기가 이 바이러스를 보균하고 있다가 돼지나 야생멧돼지를 물어서 질병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는 매개체로 작용한다.

ASF 바이러스는 DNA 바이러스다. 크기는 약 200nm 정도다. 병원성은 고병원성부터 저병원성까지 다양하다. 아직까지 백신 개발이 이뤄지지 않은 것은 다양한 유전적 요인 때문이다. 일반 바이러스 단백질이 12개 내외인데 반해 ASF 바이러스는 150개 이상 단백질을 갖고 있다. 또 바이러스 종류도 24가지 유전형을 보일만큼 다양하다. 바이러스가 목표세포에 침입하는 것을 막는 중화항체도 없다.

ASF 바이러스는 생존력 또한 뛰어나다. 살코기에서는 105일, 염장육에서는 182일, 건조육에서는 300일, 냉동육에서는 1000일까지 살아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저온 환경에서 강한 생명력을 보이지만 고온 환경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한다. 60도에서 30분 이상이면 대부분 소멸된다.

전문가는 과도한 공포감을 경계하면서도 각별한 주의를 당부한다.

ASF가 전염성이 매우 강한 구제역과는 분명 차이가 있고 사람 감염 사례가 없는 만큼 돼지고기에 대한 과도한 공포감을 갖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중국 방문 여행객이 우리나라로 들여온 소시지, 순대 등 돼지고기 가공품 15건에서 ASF 바이러스 유전자가 검출되면서 국내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사실이 확인됐다. 해외 돈육 가공제품을 국내로 들여오는 것은 절대 금물이다.

유한상 서울대 교수는 “ASF는 오랜 역사를 가진 질병이지만 지금까지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된 적이 없다”면서 “변이할 수는 있지만 현재로서는 사람이 감염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최호 정책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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