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는 한미정상회담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정연설을 두고 상반된 메시지를 내놨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큰 성과' '북미대화 의지'라고 호평했다.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은 '뜬구름 회담' '대통령과 국민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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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문희상 국회의장과 5당 대표가 초월회 모임을 갖고 현안을 논의했다. 문 의장이 5당 대표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민주당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을 '큰 성과를 거둔 회담'이라고 평가했다. 이해찬 대표는 “중요하며 의미있는 회담”이라고 했다. 미국이 주장하는 북핵 일괄타결과 북한의 단계적 합의 사이에 타협점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 시정연설에 대해선 미국을 좀 더 설득해달라는 메시지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정부 중재자 역할에 조금 불만을 보인 듯하다”면서도 “미국과 대화할 의사가 있고 트럼프 대통령과 좋은 관계라고 이야기한 것은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의지를 가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은 “부실한 회담 결과”라고 날을 세웠다. 황교안 대표는 “양과 질 모두 부실한 회담 결과”라고 밝혔다. 황 대표가 언급한 '부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 질답에 시간을 할애한 탓에 문 대통령과 단독회담은 2분 밖에 하지 않은 것을 뜻한다. 황 대표는 “4차 남북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는데 북한 입장만 확인하고 대변하는 회담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 메시지에 대해선 강하게 반발했다. 전희경 한국당 대변인은 “김정은이 연설에서 '오지랖 넓은 중재자'라고 한 것은 급기야 공개석상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을 지목해 북한 편에 서라고 통첩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은 북한이 주장하는 선(先)제재 완화에 끌려다니면 안된다며 우려를 표했다. 손학규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북미관계를 중재한다는 명목으로 무조건적으로 선(先) 제재 완화 후 (後)비핵화를 주장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다만 한미정상회담의 시기적 타당성은 훌륭했다고 평가했다.

이종철 대변인은 김 위원장의 시정연설에 대해 “자신은 물러설 의사가 없이 용단만을 촉구하는 북한의 태도는 유감”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도 아쉬움을 표했다. 정동영 대표는 “비핵화 교착상태를 뚫기 위한 회담이었지만, 답답하게 끝났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도 “좋은 합의는 못 한 것 같다. 아쉬움이 남는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대해선 환영의 뜻을 내비쳤다. 김정현 대변인은 “북미 대화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김 위원장의 전략적 지혜가 발휘되기를 촉구한다”고 화답했다.


정의당은 더디지만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최석 대변인은 “한미 정상의 노력이 실패로 보였던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조차도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좋은 경험으로 받아들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질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의 진정성과 소통 능력이 발휘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안영국 정치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