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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조원 규모 '세기의 인수합병(M&A)'이 마침내 종지부를 찍었다. 디즈니의 폭스 M&A가 최종 확정되면서 넷플릭스가 촉발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전쟁이 격렬해질 전망이다.

월트 디즈니는 20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표준시 오전 12시 2분에 21세기 폭스 인수가 효력을 발휘한다고 밝혔다. 인수 가격은 710억달러(약 80조원)에 이른다.

로버트 아이거 월트 디즈니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와 주주에게 장기간 중요한 가치를 더해주는 역사적 순간”이라면서 “양사의 창조적 콘텐츠와 뛰어난 인재가 결합하면 시대를 선도할 수 있는 탁월한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기업이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디즈니는 OTT 서비스 훌루 지분 30%를 포함해 21세기 폭스가 소유한 영화 스튜디오, TV 프로그램 제작 기능 대다수를 흡수했다. 데드풀, 엑스맨 등 21세기 폭스의 인기 프랜차이즈 시리즈도 디즈니와 한솥밥을 먹게 됐다. 21세기 폭스 자산 중 미국 내 뉴스, 스포츠 채널 일부만 폭스 코퍼레이션에 그대로 남는다.

명실상부 세계 최대 콘텐츠 왕국을 이룬 디즈니는 넷플릭스와 전면전을 앞두고 있다. 디즈니는 넷플릭스에 콘텐츠 공급을 중단하면서 선전포고를 한 바 있다. 디즈니는 미국에서 2500만 가입자를 확보한 OTT 훌루를 유럽 등 세계로 확장할 계획이다. 하반기 '디즈니 플러스(디즈니+)'라는 새로운 OTT를 출시해 넷플릭스와 정면 대결한다.

알렉시아 쿼드러니 JP모건 애널리스트는 “디즈니+ 플랫폼이 미국 내 4500만 가입자를 포함해 세계에서 1억6000만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현재 세계 최대 OTT 사업자인 넷플릭스 글로벌 가입자가 1억4000만명인 점을 감안하면 디즈니 잠재력을 짐작할 수 있다.

디즈니는 2017년 12월 폭스 인수 계획을 발표한 이후 1년 3개월 동안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주요국 공정경쟁 당국 승인을 얻으면서 최종 인수에 성공했다.


미국 법무부는 지난해 6월 디즈니가 폭스 22개 지역 스포츠 네트워크를 매각한다는 조건 하에 인수를 승인했고, 지난해 11월 유럽연합은 디즈니가 합작투자를 통해 보유한 유럽 내 합작회사 지분 50%를 매각하는 조건을 내걸었다. 올해 들어서는 브라질과 멕시코가 최종 승인하면서 M&A 작업이 마무리됐다.


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