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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영 리디 최고전략책임자(CSO)

“현재 도서출판 시장에서 5%에 불과한 전자책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리고 싶어요.”

김수영 리디주식회사 최고전략책임자(CSO)는 “출판사에서 문전박대당하면서 왜 전자책이 필요한지, 어떤 수익성이 있는지 설득하고 다녔다”며 “이제 리디라면 불이익이 없고 매출도 나오니 믿음이 생겨 믿고 맡긴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10년이 시장 기반을 닦았다면 이제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이다. 한국 도서출판 시장은 4조원 규모로 추정되는데 그중 전자책은 5% 정도다. 영미권은 30%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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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주식회사는 자체 연구개발(R&D) 단말기를 만들며 전자책 플랫폼 서비스를 한다. 2013년 매출 100억원에서 작년 12월 기준 월 매출 100억원을 넘겼다. 5년새 12배 성장한 셈이다. 회원 수도 급격히 성장했다. 출판사 제휴는 2400곳이 넘는다.

전자책 장점은 제고와 유통비용 걱정이 없다는 점이다. 인쇄도 고려할 필요가 없다. 리디 장점 역시 기민함과 다양성이다. 기성 출판사가 힘들어하는 영역을 공략한다. 기성출판사가 책을 만들기 부담스러운 콘텐츠도 담을 수 있다. 분량이 적어서 인쇄를 감당하기 부담스럽거나 유행을 타는 주제라 빨리 판매해야 하는 책이 대표적이다.

김 CSO는 “종이책은 나오는데 6개월 정도 걸린다”며 “트렌디한 토픽을 빠르게 소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리디는 3가지 사업 축으로 성장한다. 전자서점 '리디북스', 구독모델을 적용한 '리디셀렉트', 직접 개발하고 판매하는 '페이퍼'다. 삼성, 애플 출신 엔지니어들이 R&D하는 단말기 페이퍼에 자사 전자서점만 입점시켜 사업을 진행한다. 소프트웨어 역시 리디에서 업데이트한다. 최적화된 경험을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국내 다른 전자서점이 연합을 이뤄 '열린서재'를 제공하는 것과 다른 행보다.

김 CSO는 “기술을 기반으로 유통에 집중하는 이유는 기술을 구현할 수 있을 때 좋은 유통 플랫폼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하드웨어-소프트웨어-플랫폼을 함께 제공함으로써 일관된 고객 경험을 관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강조했다.

리디에는 독특한 아침회의가 있다. 매일 아침 CS팀이 선별한 고객 피드백을 전 직원이 모인 자리에서 낭독한다.

김 CSO는 “좋은 기능이 있으니 고객이 찾아보라는 건 매우 무책임하다”며 “고객이 불편함을 감수하지 않도록 고객 경험에 집중하고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요새 추세인 개인 큐레이션을 제공하지 않는다. 콘텐츠 제공 경쟁력 강화를 위해 '디노먼트', '아웃스텐딩', '책끝을접다'를 인수한 행보와 어긋나 보인다.

김 CSO는 “한국 이용자는 아직 큐레이션을 원하지 않는다”며 “유행에 민감해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해도 베스트셀러로 모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리디는 향후 전자책 시장 확대를 위해 매진할 계획이다. 김 CSO는 “아직 95%가 종이책이고 전자책에 대한 인식과 고객층이 바뀌는 단계”라며 “아마존 킨들처럼 전자책 효용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독서인구가 적다는 건 14세기에도 나왔던 말”이라며 “책이 여가를 책임지다가 게임, 영화, 드라마 등 경쟁 콘텐츠가 나와 성장이 멈춘 것처럼 느껴질 뿐”이라고 덧붙였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