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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노, 뽑기, 격투, 리듬... '오락실' 무너진다

발행일2019.03.19 16:00
Photo Image<코인노래방, 인형뽑기로 다시금 인기를 누리던 오락실(아케이드 게임 센터)이 최근 잇따라 폐업하고 있다. 19일 경기도 의정부시 행복로 시민광장에 위치한 한 아케이드게임센터 게임빌리지 문에 폐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코인노래방, 인형 뽑기로 중흥 분위기에 있던 '오락실(아케이드 게임 센터)'이 최근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단순 청소년 인구감소가 아닌 오락실을 지탱하던 구조적 요인들이 무너지면서다.

19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다수 게임장이 폐업했다. 올해 들어서만 노량진 사이버게임랜드, 혜화에이스게임광장이 있던 자리에 스터디룸, 편의점이 들어섰다. 서울뿐 아니다. 인천 주안, 천안 두정동에서 영업을 했던 오락실도 업종 전환했다. 목 좋은 곳에 있는 프랜차이즈 사업장이 아니라 '전통적인 오락실' 형태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던 개인 게임센터다.

이 같은 현상은 매출효자 게임 인기가 예전만 못하기 때문이다. 그 동안 오락실 매출은 코인노래방, 인형 뽑기, 철권, 리듬게임이 책임져 왔다. 바다이야기 이후 중흥을 이끌었던 이 축이 최근 무너지며 오락실 수입이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코인노래방은 한 때 매출에서 적게는 30%, 많게는 60%까지 차지했다. '코노'라는 줄임말이 일상화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에 오락실 부스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현대적이고 넓은 전문 코노업장이 우후죽순 생겼다. 상대적으로 환경이 좋지 않은 오락실 코노에는 손님 발길이 끊겼다.

코노 붐 이후 인형 뽑기 붐이 시작됐다.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트렌드가 사회를 관통하면서다. 아케이드 게임업계 중흥이라고 할 정도로 오락실 내 인형 뽑기가 많이 배치됐다. 인형 뽑기만을 제공하는 독립 업소도 늘었다.

하지만 인형 뽑기도 확률조작 이슈와 상품 제한으로 열기가 오래가지 못했다. 게임산업진흥에관한 법률에 의해 국내는 5000원이 넘는 경품인형을 제공할 수 없다. 자연히 퀄리티 문제가 제기됐고 손님이 줄었다. 5000원 미만에 맞추고자 짝퉁 경품을 제공하면 저작권법을 위반하게 된다. 만족감 낮은 상품을 뽑은 소비자는 굳이 인형 뽑기를 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했다.

2010년대 들어 오락실은 마니아 중심으로 고정 고객층을 확보했다. 철권은 매출 30%정도를 차지할 만큼 인기 있는 기기였다. 충성 층도 많아 '밤샘게임' 이벤트를 통해 일정 시간 대여하는 새로운 사업모델도 생겨났다.

철권이 오락실이 아닌 스팀, 콘솔 등 집에서 즐기는 게임으로 변하면서 상황은 변했다. 1000만원이 넘는 기기 1대 가격과 300만원 내외 업데이트 비용, 판 당 반다이남코에 제공해야하는 로열티 등이 부담이 되는 상황에서 손님마저 줄었다. 현재 영등포유통센터, 종로대림상가에서는 중고가 400만원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을 정도로 기기 유지를 포기한 사례가 많다.

리듬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기계가격, 네트워크연결비용, 로열티 등을 부담해야 한다. 업계는 이를 삼중 과금이라고 부른다. 이런 상황에서 갈수록 어려워지는 게임 콘텐츠 특성 때문에 신규 이용자 유입이 적어졌다. 전체파이가 커지지 않는 이른바 '고인물'이 된 것이다. 리듬게임 상당수를 차지하는 일본 개발사가 내수에 집중하면서 국내 이용자가 흥미를 가질만한 요소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한 요인이다.

아케이드 게임자체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분석도 있다. 상대적으로 여성 선호 비율이 높으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제공하는 VR 업소가 증가하면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것이다.

성동구 한 점주는 “바다이야기 때문에 폐업 러시가 이어지던 2000년도에도 살아남았던 오락실들이 더 버티지 못하고 있다”며 “젊은 층이 공감할 수 있는 양질 콘텐츠를 제공하지 못하면 A급 상권에 자리 잡은 프랜차이즈 아케이드 센터만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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