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 '글로벌 광폭 행보'가 주목받고 있다. '통신은 내수 산업'이라는 고정관념을 타파하며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구체화하고 있다.

5세대(5G) 이동통신 시대 정보통신기술(ICT)이 모든 산업과 융합이 급격하게 이루어질 전망이다. 산업 간, 국가 간 경계가 허물어지는 건 시간문제다.

SK텔레콤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자산과 역량을 바탕으로 현지 유력 기업과 협력하는 전략을 선택했다. 기존 방식보다 진일보한 글로벌 전략이 어떤 결과를 도출할 지 관심이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MWC19 간담회에서 '신 글로벌 전략'을 제시하고 “과거에는 주파수혹은 라이선스 확보로 접근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앞으로 SK텔레콤의 5G, ICT 자산과 역량을 바탕으로 전방위 글로벌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력 기반 新글로벌 전략···5G 수출길 열어

박 사장이 밝힌 신글로벌 전략은 5G 기술을 수출하는 가시적 성과를 창출했다.

SK텔레콤은 이달 초 괌·사이판 이통사 IT&E와 5G 서비스 제공을 위해 다방면으로 협력하기로 합의했다.

지난해 IT&E에 350억원을 투자하고 'T 괌·사이판 국내처럼' 서비스를 출시한 SK텔레콤은 올해 하반기 괌과 사이판에서 5G 서비스를 상용화한다.

양사는 고정형무선접속(FWA·Fixed Wireless Access) 방식 5G 서비스가 취약한 현지 유선 서비스를 대체하는 효과가 클 것으로 판단했다.

이는 2017년 세계 3위 이통사 '바르티 에어텔'에 인공지능(AI) 네트워크 솔루션을 수출한 이후 글로벌 사업 최대 성과다.

기술 이전 수준을 넘어 적극적 투자·협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공략한다는 데 의미가 각별하다.

SK텔레콤은 MWC19에서 유럽 최대 통신사 도이치텔레콤과 5G 네트워크, 미디어, 보안기술 공동 개발 및 사업 협력을 위한 협약도 체결했다. 향후 연구개발(R&D)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SK텔레콤 양자기술 전문 자회사 'IDQ'와 도이치텔레콤 모바일에지컴퓨팅 자회사 '모바일에지엑스(MobileedgeX)'에 상호 투자하기로 하는 등 양사는 수년간 긴밀한 협력을 이어왔다.

◇'SK텔레콤이 잘 하는 기술'로 글로벌 시장 개척

SK텔레콤은 인기 게임단 'T1', 국민 내비게이션 서비스 'T맵' 등 핵심 역량을 앞세워 글로벌 시장을 개척한다.

MWC19에서 컴캐스트 그룹 산하 '컴캐스트 스펙타코어'와 e스포츠 공동 사업을 위한 조인트벤처 설립 협약을 체결했다. 싱가포르 최대 통신사 '싱텔'과도 e스포츠 사업 관련 협약을 맺었다.

T1이 단순히 e스포츠 구단을 넘어 5G 시대 글로벌 콘텐츠 사업 기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이 같은 방식의 글로벌 행보는 연초부터 이어져 왔다.

1월에는 동남아 최대 차량공유 기업 '그랩'과 합작회사를 설립했다. 미국 최대 지상파 방송사 '싱클레어 방송 그룹'과도 합작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T맵과 미디어 기술력을 해외 현지 기업과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 것이다.

SK텔레콤은 5G 키워드로 '자기 초월'을 제시했다.

지금까지 가장 앞선 인프라를 구축하고도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서 이렇다 할 힘을 쓰지 못한 이유를 '고립'에서 찾은 것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극복하기 위해 산업 간 경계는 물론이고 국가 간 경계도 초월해야 한다고 판단한 SK텔레콤 도전이 어떤 성과를 내느냐에 통신은 물론이고 ICT 생태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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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 SK텔레콤 사장(오른쪽)과 도이치텔레콤 팀 회트게스(Timotheus Hottges) 회장이 SK텔레콤 임직원 약 400여 명과 타운홀 미팅에서 양자암호통신, 모바일 엣지 컴퓨팅 분야 등 5G 글로벌 생태계 선도를 위해 협력을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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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주 통신방송 전문기자 ky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