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을 모았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지난주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결렬됐다.

북·미 두 정상은 아무런 합의 없이 예정됐던 합의문 서명식을 취소했다. 기대가 컸던 만큼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마무리된 것은 적잖은 충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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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상 결렬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 또 어떤 부분에서 이견이 있었는 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미국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 또는 동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었고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 대가로 대북제재 완화를 강력하게 요구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큰 기대를 갖고 최대 정전 합의까지 기대했던 우리 정부도 어느 정도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고무된 분위기 속에 남·북 경제협력 확대 가능성을 기대해 온 우리 산업계도 의외의 결과에 당혹스럽긴 마찬가지다.

다만 앞으로의 상황이 크게 악화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당장의 성과는 없지만 판이 깨진 상황은 아니라는 점이다. 미국이나 북한 측 모두 추가 협상 여지를 열어뒀다. 추후 합의를 이루길 희망한다는 메시지도 내놓고 있다.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향후 북미간 추후 협상 과정을 잘 지켜보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우리의 준비와 역할이 무엇인지도 더 깊게 고민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우리 정부는 북미 협상의 중재자이자 촉진자로서 역할을 더 키워볼 여지가 있다. 정확한 상황 파악이 우선이다. 문제가 무엇인지, 어떤 해법이 가능한 지를 챙겨봐야 한다. 또 우리가 할 역할을 명확히 하고 우리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부분은 무엇인지도 점검해야 하겠다.

우리 재계와 산업계는 침착함을 유지해야 한다. 한 술에 배부른 법은 없다. 남북 경협을 통한 기회 창출은 앞으로도 수많은 허들을 넘겨야 가능할 것이다. 지나친 비관이나 낙관은 지금 단계에선 옳지 않다.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차분히 기회를 기다리며 대비하는 일이 더 중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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