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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빰~ 빰빰~ 빰빰빰빰빰빠빰~”

머릿 속에서 자동 재생되는 '카트라이더' BGM이 다시 PC방에서 들린다. 서비스 15주년을 맞이한 카트라이더가 대규모 업데이트, PC방 이벤트, 프로리그 개막, 프로 선수 개인방송에 힘입어 제2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점유율 차트를 역주행하며 '로스트아크'까지 뛰어넘었다.

PC방 통계사이트인 게임트릭스 점유율에 따르면 카트라이더는 12일 기준으로 5.3% 점유율을 기록하며 5.22% 로스트아크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피파온라인4'에 이은 5위다.

PC방 통합솔루션 더로그에서는 로스트아크 점유율이 조금 더 높지만 카트라이더가 총사용 회수(26만)와 실행PC방수(9239회)에서 로스트아크(9만, 8739)를 앞섰다.

특성이 다른 캐주얼 레이싱게임과 하드코어한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을 동일 선상서 비교할 수는 없다. 다만 카트라이더의 무서운 역주행 추세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다. 구글 트렌드, 네이버 트렌드에서도 카트라이더가 역주행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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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간 카트라이더 구글 트랜드 추이

카트라이더는 2004년 8월에 출시된 장수 게임이다. 서비스 초창기에는 PC방 점유율 1위, 동시접속자 수 최고 22만명을 기록했다. 회원 수는 전 국민 절반 수준인 2800만명, 서비스 누적 매출액은 1000억원을 넘었다. 하지만 노후화와 트렌드 변화로 지난 몇 년간은 평범한 클래식 게임 중 하나로 자리를 지키는 정도였다.

그랬던 카트라이더가 역주행하는 건 게임산업의 새로운 추세와 관련이 깊다. 보는 게임 대중화로 e스포츠와 개인방송 간 선순환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카트라이더는 프로리그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개인방송을 시작하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문호준 선수 유튜브 채널은 작년 6월, 3만명 수준에서 작년 말 20만명을 돌파하더니 현재는 35만명을 넘어섰다. 요즘 세대에게 친숙한 개인 방송 콘텐츠를 매개로 게임이 널리 퍼져 인지도가 올라갔다고 분석할 수 있다.

게임인기는 e스포츠 리그로 이어졌다. 평소 200~300명 수준이던 현장관람객은 500명 수준까지 향상했다. 넥슨아레나 현장 상황상 400명을 조금 넘는 인원을 수용할 수 있어 발길을 돌리는 관람객까지 발생하고 있다. 자연스레 게임을 즐기는 인구가 늘어나니 개인방송 관람도 늘고 이는 다시 리그 관람객 증가로 이어진다.

업데이트와 이벤트 요인도 있다. 넥슨은 작년 12월 'GOD 테마'를 업데이트해 이용자 편의성을 개선했다. 최근에는 접속시간 누적 이벤트를 진행했다. 레전드 바디로 이용자를 유혹한다. PC방 점유율은 이벤트 종류에 따라 크게 변한다. 접속시간 누적 이벤트는 그중에서도 영향력이 가장 크다. 해당 이벤트를 기점으로 카트라이더 PC방 사용시간, 점유율이 크게 올랐다.


넥슨 관계자는 “다양한 요소가 작용해서 순위 상승 원인을 딱 꼬집어 말하기 힘들다”라면서도 “오랜 기간 꾸준히 콘텐츠를 다져오며 게임을 개선했고 리그를 개최하는 등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